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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확진자 사상 최다, 비상계획 머뭇대는 정부

대선 등 정치적 고려 없이
발령 기준 따르는 게 정석
[fn사설] 확진자 사상 최다, 비상계획 머뭇대는 정부
서울시내 사우나 앞을 지나가던 시민이 백신패스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백신 패스는 예방접종 이력을 확인하거나, 48시간 이내 유전자 증폭(PCR) 음성확인서를 소지한 사람에게만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허용하는 제도다. 뉴스1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24일 0시 기준 4116명으로 보고돼 첫 확진자가 나온 2020년 1월 20일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수도권 확산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1730명, 경기 1176명, 인천 219명으로 국내 발생 환자 중 수도권 비중이 76.4%를 차지했다.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위중증 환자는 586명, 사망자는 35명, 치명률은 0.79%였다. 위험도를 평가하는 핵심지표인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간당간당하다. 23일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내 병상 가동률은 83.7%, 서울은 86.4%까지 차올랐다. ‘병상대란’이 코앞이다. 수도권의 코로나19 위험도는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평가됐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김부겸 국무총리는 "방역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며, 수도권만 놓고 보면 언제라도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발령을 검토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뾰족한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중환자 병상 확보와 추가접종(부스터샷), 마스크 쓰기를 독려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수도권에 비상계획을 발령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릴 뿐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다. 전 인구의 79.1%, 18세 이상 성인 인구의 91.1%가 접종을 완료한 상태에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데도 차단벽 설치를 주저하고 있다. 수도권에 한정해서라도 방역을 강화해 비상계획을 선제적으로 실행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외면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위드코로나의 멈춤이 가져올 손익을 셈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방역 지표에는 빨간불이 켜졌고, 위험도 기준은 비상계획 발동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방역 강화 방안은 25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4차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방역 당국은 모임허용 숫자 및 영업시간 제한 등 기존 거리두기 방식보다 방역패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추가 접종을 하지 않으면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게 막는 방안이다. 자영업자의 반발을 염두에 둔 차선책으로 보인다. 정부가 수세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일상회복위원회의 결정이나 여론에 떠밀려 움직일 작정인 듯하다. 하루이틀 더 미적대다 확진자가 5000명~1만명으로 폭증하면 어쩔 텐가. 정부는 욕먹는 일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실기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