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롯데家 음식료 계열 4사, 그룹임원 인사서 희비 엇갈려

뉴시스

입력 2021.11.25 15:38

수정 2021.11.25 15:38

기사내용 요약
식품BU장 이영구 사장, 식품군 총괄대표 및 롯데제과 대표로 선임
민영기 대표 실적 이유로 경질…이진성·박윤기·차우철 대표 연임돼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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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실시된 롯데그룹 임원 인사에서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GRS 등 롯데그룹 내 음식료 계열사 수장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4년간 자리를 지켰던 민영기 롯데제과 대표가 부진한 실적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올해 실적 반등을 이뤄낸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와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차우철 롯데GRS 대표는 모두 자리를 지켰다.

민영기 대표 경질은 업황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경쟁사 대비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진성 대표와 박윤기 대표, 차우철 대표는 실적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점을 높게 평가 받은 모습이다.

롯데그룹은 25일 '2022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기존 비즈니스 유닛(BU) 체제를 대신해 해드쿼드(HQ) 체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식품·쇼핑·호텔·화학 부문은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 대표 주도로 경영관리를 추진키로 했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식품BU장 이영구 사장이 맡았다. 이영구 총괄대표는 롯데제과의 대표이사도 겸직한다. 기존 민영기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이영구 총괄대표는 지난해 롯데그룹 식품BU장을 맡아 식품 계열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내는데 앞장선 점을 높이 평가받아 올해 인사에서도 중책을 맡았다. 그는 상대적으로 실적 개선이 더딘 롯데제과의 변화를 이끌 예정이다.

민 대표의 경우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 롯데GRS 대표가 모두 바뀐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켰지만 결국 실적이 발목을 잡은 모습이다. 수익성 개선과 신사업 육성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롯데제과는 2019년 973억원(+51.19%), 2020년 1126억원(+15.64%)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6.0% 올랐다. 영업이익의 하락세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경쟁사인 오리온의 경우 2019년 3276억원(+16.09), 2020년 3761억원(+14.82%)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712억원(-6.8%)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롯데제과보다 3배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이외에도 국내 제과업계 톱(Top)을 다투고 있는 경쟁사 오리온에게 지난해 매출 1위 자리를 빼앗긴 점,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정체, 해외법인 경영실적 악화 등도 민 대표 경질에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와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의 연임은 대체로 예상됐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롯데푸드는 지난해 경쟁사 대비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 대표가 취임한 이후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주력사업 및 신사업 역량 강화, 수익성 개선 등을 추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비우호적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외형 성장을 이어갔으며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것이다.

3분기 누계 실적은 양호하게 나왔다. 롯데푸드의 3분기 누계 실적은 매출액 1조3580억원, 영업이익 4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2.7%,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표는 올해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에 가까운 실적 상승세를 이끌어낸 데다 하반기에도 큰 폭의 실적 상승을 이뤄내고 있는 중이다. 4분기에도 흐름을 이어갈 경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음료부문과 주류부문 통합 이후 확연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음료 부문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원가 상승 압박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상품수(SKU) 합리화 작업, 페트용기 수직 계열화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주류부문도 정상화된 모습이다. 주류부문의 실적 상승세는 와인제품 판매 호조와 수제맥주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 사업이 이끌었다.

와인 부문은 소싱 다각화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은 공장 가동률을 높여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도넛 등을 운영하고 있는 차우철 롯데GRS 대표도 연임에 성공했다. 그룹에서 기대한 만큼의 파격적인 실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1년 동안 롯데GRS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 대표는 취임 초기부터 조직 분위기 쇄신에 앞장섰고 주요 외식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비용 효율화 작업, 배달 및 비대면 플랫폼 강화 등을 추진했다. 올해 7월에는 TGI프라이데이스를 매각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더욱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짐으로써 조직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계열사 책임경영 및 컴플라이언스가 강화됨에 따라 그룹의 ESG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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