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독일 중도좌파 연정 출범… 최저임금 올리고 脫석탄 속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5 17:47

수정 2021.11.25 17:47

16년만에 메르켈 시대 종식
숄츠 총리 지명자 "산업 현대화
100년만에 최대로 끌어올릴 것"
기후위기·공공투자·노동권 집중
코로나 재확산, 최우선 과제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지명자(왼쪽 두번째)가 2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정당 대표들과 합동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AP뉴시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지명자(왼쪽 두번째)가 2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정당 대표들과 합동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AP뉴시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후임으로 낙점된 사민당(SPD)의 올라프 숄츠 부총리겸 재무장관이 "100여년만에 독일 산업의 현대화를 최대로 이끌어내겠다"고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AP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연립정부(연정)는 24일(현지시간) 숄츠를 메르켈 후임으로 정했다. 지난 9월 26일 치러진 총선에서 사민당이 승리했지만 녹색당, 자유민주당(FDP)과 연정 돌입해 이날 숄츠를 차지 총리로 선출하는데 최종 합의했다.

16년에 걸친 독일 중도 우파 주도 정부는 중도 좌파 정부로 바뀐다.
또한 이른바 신호등 연정도 출범하게 됐다. 신호등 연정은 각 당의 상징색을 토대로 만들어진 말로 사민당은 적색, 녹색당은 녹색, 그리고 자민당은 황색이다.

숄츠 총리 지명자는 이번 합의로 "독일은 기후 대응 선두주자가 되는 길을 열었다"면서 "세계 지도자로서 독일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로 투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숄츠 연정은 다음달 6일 연방하원 표결을 거쳐 출범할 전망이다.

이날 차기 총리 선출을 마친 3당 지도부 기자회견은 기후위기 대응, 공공투자 확대, 노동권 강화 등에 집중됐다.

숄츠의 새 연정은 2038년까지는 석탄을 퇴출시키기로 합의했고, 2030년까지 독일 전력생산의 8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당키로 했다. 지난해 재생가능에너지는 45% 비중을 차지했다.

또 독일 국토 면적의 2%를 풍력발전 터빈에 할당키로 했다. 이와함께 임대차 보호법을 강화하고, 성인에 한해 대마초(마라화나)를 합법화하기로 했다. 최저임금을 시간당 9.60유로에서 12유로로 올리고, 군병력 보호를 위해 무장 드론 도입도 허용키로 했다.

그러나 새 연정이 가장 시급히 다뤄야 할 과제는 다시 치솟고 있는 독일의 심각한 코로나19 재확산이다.

독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신규확진자가 6만6884명으로 지난해 팬데믹 이후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장관직은 연정이 골고루 나눠 갖는다. 3당 합의에 따라 사민당이 총리에 더해 6개부처 장관직을 가져가기로 했고, 녹색당은 5개, 자민당은 4개 부처 장관을 지명한다.

녹색당은 외교장관, 신설된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을 지명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직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녹색당 공동대표인 아날리나 베어보크와 로베르트 하벡이 각각 외교장관,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직을 맡는다.

재무장관직은 자민당 몫이 됐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자민당 대표가 재무장관으로 유력하다.

자민당은 매파 성향이 강해 독일 재정지출이 엄격히 통제될 전망이다.
린드너 자민당 대표는 연정 지도부가 건전한 정부 재정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현재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속에 많은 이들이 재정 건전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르켈 총리의 지도력으로 16년간 독일을 이끌어온 기독교민주당(CDU)은 메르켈 퇴진 여파로 지난 9월 총선에서 대패했다.
창당 이후 가장 초라한 성적을 받았고, 16년만에 처음으로 그리고 2차 대전 이후 3번째로 야당이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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