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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도 짜증 낼 김종인-윤석열의 '밀당'…대의 없는 '자리다툼' 노출

국민도 짜증 낼 김종인-윤석열의 '밀당'…대의 없는 '자리다툼' 노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시내의 한 식당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2021.11.2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유력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채 출발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그동안 수차례 만남을 통해 의견을 조율했으나, 결국 선대위 개문발차할 때까지 일부 인사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윤석열-김종인 갈등은 결국 자리다툼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지부진한 양측의 대립으로 선대위를 향한 국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져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 전격적으로 합류하더라도 그 효과는 '갈등 봉합'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윤 후보는 26일 오전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만나 선거에 대한 논의를 하며 본격적인 선거준비에 돌입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이견을 보인 인사로,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은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면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일부터라도 당장 여기 마련된 상임선대위원장실에 나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려고 한다"며 "제가 가진 모든 걸 이번 선거에 다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상임선대위원장 임명 이후 공개적으로 마이크를 잡고 발언에 나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김 전 위원장 합류가 불발된 선대위를 자신이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 위원장이 당장은 주도권을 갖고 선거대책위원회를 운영하길 바란다"고 했다. 또 "최대한 총괄하고 관리하는 부분은 김 위원장이 하도록 제가 공간을 비울 생각"이라고 김 위원장 체제로의 전환에 힘을 실었다.

비슷한 시각 김 전 위원장은 종로구 내수동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으면 총괄선대위원장은 수락하지 않겠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고개를 끄덕인 게 맞느냐'는 질문에 재차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날 김 전 위원장의 반응을 보면, 그의 선대위 합류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로써 지난 5일 윤 후보의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이어진 3주간의 윤석열-김종인 밀고 당기기는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경선 과정부터 윤 후보를 지원했고, 대선후보 선출 후에는 총괄선대위원장이 유력했다. 윤 후보 역시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수차례 김 전 위원장을 만나며 그를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예우하는 모습을 갖췄다.

하지만 결국 일부 인사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시간만 허비하게 됐다. 특히 양측의 이견이 일부 인사로 한정된 '자리다툼' 양상으로 전개돼 부정적 효과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기 정부의 비전, 선거 전략 등 대의가 아닌, 상임선대위원장, 비서실장, 본부장 등 일부 인사를 둘러싼 갈등으로 김 전 위원장의 합류가 불발됐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김 위원장을 선호했고, 측근인 장제원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은 김병준, 장제원 두 사람에 대한 비토와 함께 임태희 전 청와대 실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 위원장은 임명됐지만, 장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비서실장직을 포기했다. 동시에 본부장급 인사가 유력했던 임 전 실장 역시 전날(25일) 발표된 본부장 인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같은 자리다툼은 국민들의 피로감만 유발한 모습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간 격차는 줄어들고 있는데, 선대위 갈등에 지친 국민 여론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 전격 합류하더라도 효과가 제한적이거나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역할을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선대위를 '원톱'으로 이끌기 원하는 김 전 위원장과 김 위원장 간 대립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캠프 내 혼란은 결국 윤 후보의 대선 행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미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 신경전이 자리다툼으로 비친 상황에서 김 전 위원장의 합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갈등을 봉합하는 수준에 효과가 머무를 것이란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 선출 이후, 선대위 구성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컨벤션효과를 누리지 못했는데, 비슷한 현상이 국민힘에서도 일어났다"며 "김 전 위원장이 돌아오더라도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