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文, 임기 말 국정원 전면 교체…종전선언 진전·요소수 사태 영향

뉴스1

입력 2021.11.26 17:40

수정 2021.11.26 17:4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9.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9.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국가정보원 제1차장에 박선원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왼쪽부터), 제2차장에 천세영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국장, 기획조정실장에 노은채 국가정보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내정했다. (청와대 제공) 2021.11.26/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국가정보원 제1차장에 박선원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왼쪽부터), 제2차장에 천세영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국장, 기획조정실장에 노은채 국가정보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내정했다. (청와대 제공) 2021.11.26/뉴스1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김상훈 기자 = 임기 종료 5개월여를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정보원(국정원) 주요 직을 대거 교체한 배경에 관심을 끈다. 일각에서는 임기 내 마지막 남북 관계 진전과 근래 발생한 요소수 사태가 영향을 끼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정부는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언급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건과 관련해 미국과의 논의가 "어느 정도 마무리 과정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 수급 불안 상황이 있었던 요소수 품귀 사태의 경우, 해외 정보 수집 및 그 판단에 있어 보완 필요성이 지적된 것으로 파악됐다.

문 대통령은 26일 국정원 제1차장에 박선원(58)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2차장에 천세영(54) 국정원 대공수사국장, 기조실장에는 노은채(56) 국정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내정했다. 박지원 국정원장 아래 4명의 차장(차관급) 중 3명을 한꺼번에 바꾼 것으로, 지난해 8월 발표된 김선희 제3차장을 제외하고 모두 교체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정부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조직 활력을 제고하는 한편 기강 확립을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1차장에 인선된 박선원 신임 1차장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문 대통령에게까지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차장은 참여정부(노무현 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기획실 행정관, 대통령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역임했다.

2017년 대선 땐 선거대책위원회 안보상황단 부단장으로서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자문그룹 핵심 인사로 활약했다. 현 정부 들어 주상하이총영사로 인선됐다가 6개월 만에 사퇴한 후에는 국정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거쳐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으로 역할 했다.

박 차장은 최근 한미 간 종전선언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 속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뜻을 명확히 알고 전개할 적임자로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국정원 직제개편에 따라 해외업무 전담이었던 제1차장은 제2차장 소관이었던 대북 업무 또한 함께 관장하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4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종전선언을 통해 남·북·미 간 실질적인 대화의 문을 열고 신뢰에 기반해 실질적·실용적·지속적인 대화를 추동해 나갈 수 있는 중요한 토대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 장관은 내년 2월에 있을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에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26일) 인사 발표에서 박 차장에 대해 "대북 및 국제정치 전문가"라고 밝히며 "대북 현안 해결 및 남북·북미 관계 돌파구 마련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차장은 요소수 사태와 같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 상황을 대비하는 업무도 띤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인사에 요소수 사태와 관련해 해외 정보 수집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요소수 사태에 있어 "문제를 일찍 파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노 신임 기획조정실장 또한 국정원 북한부서 국장을 지낸 인물이라는 점이 눈에 띄는 가운데 다만 문 대통령은 노 실장과 천 신임 2차장에게는 현 정부 임기 끝까지 국정원 개혁을 차질없이 진행해달라는 임무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은 천 차장에 대해 "수사업무 관련 해박한 법률적 지식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대공 수사권 이관 업무를 차질없이 수행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노 실장에 대해서는 "국정원 내부 상황에 정통한 인사"라며 "국정원의 개혁 방향은 물론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국정원법 개정안'에는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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