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미크론 아니어도 '일상 회복' 이미 위기…"잠시 멈춰야"

뉴스1

입력 2021.12.01 05:00

수정 2021.12.01 09:03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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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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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전 세계가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대한 공포에 빠진 가운데 우리나라도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을 실행한 이후 하루하루 관련 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오미크론이 아니어도 이미 위기 상황으로 정부 입장에선 진퇴양난에 빠진 모습이다. 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661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현 의료체계에서 안정적 대응이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는 500명을 이미 넘어선 가운데,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8.5%까지 치솟았다. 이 역시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을 중단하는 비상계획 발동 기준으로 제시했던 75%를 넘어선 지 오래다. 검사 수가 줄어드는 주말효과가 끝나는 이날에는 수치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전날 신규 확진자 숫자 역시 화요일 기준으로는 최다 규모였다.

코로나19 상황을 다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다른 지표들도 상황이 좋지 않다. 11월 한 달 상황을 살펴보면 46.6%였던 첫째 주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넷째 주에는 이르러서는 70.6%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생활치료센터 가동률도 14.3%p 상승했고, 의료대응 역량 대비 발생 비율도 70.0%까지 증가했다.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는 11월 첫째 주 263명에서 넷째 주까지는 477명으로 늘었고 일평균 재원 위중증 환자수도 365명에서 576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역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최근에는 매일 30명 안팎의 환자가 사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동안 0.78%에 머물던 치명률도 0.81%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상황이 펼쳐진 배경에는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된 이후 지역사회 전반에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퍼져있기 때문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실제로 11월 코로나19 환자의 감염경로를 살펴보면, 절반에 이르는 47%가 선행 확진자 접촉에 따른 감염으로 확인됐다. 집단감염은 채 20%가 되지 않는데 이는 지역사회 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침투해 일상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상 감염은 결과적으로 고령층에게 보다 치명적인데, 실제로 최근 감염 현상은 소아 청소년이 유행을 주도하고 위중증은 고령층에서 일어나는 전형적인 독감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현 의료체계를 위드코로나 이전으로 되돌리는데 고심이 깊더라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금 상태라면 의료시스템이 붕괴돼 나중에는 되돌리고 싶어도 돌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당장 사적 모임 인원의 수는 제한하고 유흥주점 등 고위험 시설에 대해서는 다시 영업에 제동을 거는 등 국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소극적인 조치로는 (방역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거리두기 단계를 어느 정도 강화를 하지 않으면 방역패스 등으로는 이 유행을 가라앉히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미크론 상륙 감안하면 방역수칙 강화 필수적

시민들의 느슨해진 경각심과 방역의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다중이용시설의 기본방역수칙 준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현재로서는 유일한 대안인 백신 접종도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면역력이 취약한 고령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추가 접종이 필수적인데 좀처럼 당국의 호소에 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상황을 돌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위드코로나는 잠시 멈춤이 불가피해 보인다.
오미크론을 감안해서도 방역수칙 강화는 필수적이다. 아직 오미크론에 대한 정보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만반의 준비를 위해 시간을 버는 작업은 중요하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데 속도가 붙으면 대응하기 어렵다"며 "이번 주 4000명에서 5000명까지 확진자가 육박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잠시 멈춤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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