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재택치료, 한 달새 5배 급증…"이대론 못버텨, 특단대책 필요"

뉴스1

입력 2021.12.01 06:02

수정 2021.12.01 06:02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1.11.3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1.11.3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지난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에 코로나19 재택치료환자 모니터링 상황실이 마련돼있다.2021.11.2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에 코로나19 재택치료환자 모니터링 상황실이 마련돼있다.2021.11.2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코로나19 확진자가 재택치료를 우선 받도록 한 정부 방침이 발표되면서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관련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11월 30일 기준 서울에서 545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재택치료 중이다.
10월 29일의 1102명보다 약 5배 많은 규모다.

지난달 말부터 신규 재택치료자는 26일 703명, 27일 876명, 28일 771명, 29일 916명, 30일 770명 등 가파르게 늘고 있다.

최근 15일 평균 신규 확진자는 1484명으로, 재택치료를 기본 원칙으로 한 정부 방침을 적용할 경우 앞으로 매일 1000명대의 재택치료자가 추가될 전망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단계적 일상회복에 맞춰 이미 재택치료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대비는 갖췄다"면서도 "재택치료자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불안, 불편이 있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안전하고 효율적인 재택치료를 위한 개선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이상증상이 있거나 병세가 좋지 못한 분들은 입원치료를 해 드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초부터 저마다 재택치료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는 시내 25개 자치구들은 관련 인력을 이미 증원했거나 증원 계획을 짜고 있다. 역대 최다 규모 확산세 여파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송파구의 경우 19명으로 시작한 재택치료 전담 직원을 최근 26명까지 늘렸다. 11월 29일 기준 재택치료자는 292명이지만 앞으로 크게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증원도 염두에 두고 있다.

강남구에서는 23명의 재택치료 전담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재택치료자들에게 보내는 약품이나 키트를 전담 인력 대신 퀵서비스를 이용해 보내는 방안도 활용 중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현재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앞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면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2개반 11명의 재택치료 전담팀을 운영하던 은평구는 조직 개편을 통해 4개반 38명으로 인원을 대폭 늘렸다. 은평구 관계자는 "혹시라도 코로나19 전담 격리병상으로 이송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24시간 비상응급체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서대문구는 재택치료 전담 공무원을 기존 구청 직원 10명에서 동주민센터 직원 40명으로 4배 늘렸다. 동주민센터 직원들은 자신이 속한 동에 거주하는 재택치료자를 맡는다.

관악구도 동주민센터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재택치료 키트 배송을 기존에는 구청에서 일괄적으로 했다면 현재는 동주민센터에서 배달하는 형태다. 관악구 관계자는 "구청 재택치료 전담 인력은 최초 8명에서 최근 20명까지 늘렸다"며 "구청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동주민센터의 힘을 빌리고 있고 기간제 근무자도 더 채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성동구는 돌봄SOS센터 간호사 12명을 재택치료 환자 모니터링에 전격 투입했다. 간호사들은 1일 2회 동별 재택환자 건강 상태를 살핀다. 성동구는 전담 인력 충원 외에도 주말 및 야간 처방약을 퀵서비스로 배송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마포구는 기존 공무원 7명, 기간제 근로자 3명 등 10명이었던 재택치료 전담 인력을 이달부터 15명으로 늘렸다. 마포구 관계자는 "서울시 전체로 보면 환자가 연일 1000명을 넘고 있고 이들이 대부분 재택치료를 한다면 숫자가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현 상황은 비상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인력 증원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재택치료 전담 인력의 주 업무는 시민들이 집에서 안전하게 보내며 산소포화도 측정도 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키트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현재보다 몇 배가 많은 재택치료자가 매일 나오면 인력 충원 외에도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 자치구들이 협약을 맺은 병원 인력의 피로도 극에 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재택치료자와의 의료상담, 건강상태 체크는 상당 부분 협력 병원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내 협력병원은 총 33곳이다.


협력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A씨는 "체온과 산소포화도, 코로나19 의심증상, 그 외 건강상태를 전화로 하루 두 번 확인하고 24시간 상담도 하고 있다"며 "지금은 버틸 만 하지만 곧 업무 포화 상태에 이르지 않겠느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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