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청소년 확진자 비율, 성인 넘었다… 학부모 "학교 보내도 될까" [위태로운 일상회복]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01 17:57

수정 2021.12.01 18:32

10만명당 18세이하 99.7명 확진
90% 이상이 백신 미접종자
집단감염 불안감 갈수록 확산
일부선 "학원이라도 쉬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5123명으로 집계된 1일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5123명으로 집계된 1일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위드코로나 도입 이후 미성년자 확진자 발생률이 성인을 추월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서면서 학교와 병원 등 시설 이용을 거부하는 학부모들의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가 폭증하는 만큼 단체활동을 자제하고 생활 방역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확진자 비율, 성인 넘었다… 학부모 "학교 보내도 될까" [위태로운 일상회복]

■청소년 확진자 대폭 늘어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123명을 기록했다.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5075명, 해외 유입은 48명이다. 이날 기록은 역대 최고 수치로, 직전 최다 기록인 4115명보다 1000명 이상 많다.

확진자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위드코로나 도입 이후 학생 확진자 발생률이 성인을 추월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10만명당 확진자는 99.7명으로 19세 이상 성인(76명)을 앞선다. 특히 12~17세 청소년 확진자 수는 9월 3630명, 10월 4837명, 11월 6613명으로 매달 6~8%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입을 앞둔 고3 학생들의 접종률이 97%에 달하는 데 비해 12~17세 청소년의 1차 접종률은 46.9%, 접종 완료율은 24.9%에 그친다.

청소년 확진자의 대부분은 백신 미접종자로 분류됐다. 최근 2주(11월 7~20일)간 12~17세 확진자 2990명 중 99.9%(2986명)가 백신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 1·2차 모두 접종하지 않은 미접종자는 92.3%(2761명), 1차만 접종한 비율은 7.5%(225명)다. 1·2차까지 완료한 완전 접종 비율은 0.1%(4명)에 불과했다. 정부에 따르면 백신 미접종군의 코로나 감염 확률은 기본접종 완료군에 비해 4.8배 높았다.

■학부모 집단확진 '공포'

코로나19 미접종 미성년자를 중심으로 확진세가 퍼져가자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이모씨(35)는 "엊그제 아들 수학학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폐쇄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혹시나 집단전파가 될까봐 학부모들끼리 연락을 돌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기 부천에서 3세 자녀를 둔 이모씨(33)는 "맞벌이 가정이라 어린이집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가정보육이 여의치 않다"며 "어린이집의 자율적인 방역대책을 막연히 믿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온라인에서는 일부 학부모들이 집단 모임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맘카페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4000명이 넘었는데 부모 참여 수업을 한다는 유치원이 있다"며 "국공립 유치원은 콧물만 나와도 코로나19 검사를 하는데, 사립은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원 등원을 거부하기도 했다. 일산에 거주하는 박모씨(43)는 "방학이 될 때까지 학원 등원을 쉰다고 말했다"며 "내년이 돼서 괜찮아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최소한 자녀들의 백신접종 이후 학원을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겨울 신규 확진자가 1만~2만명대에 이를 것으로 경고한다.
염호기 의협 코로나19 대책 전문위원회 위원장(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내과 교수)은 "일상회복 도입 이후 5차 유행이 올 수밖에 없다"며 "일일 확진자가 2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필수적인 대상을 제외한 모임을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를 줄이려면 사적모임 인원을 줄여야 한다"며 "지금 확산세를 놔두면 자칫 더 큰 대가를 치르고 일상이 완전히 멈출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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