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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갈수록 젊어지는 기업, 생존을 위한 몸부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02 18:00

수정 2021.12.02 19:54

40대 사장 잇따라 등장
시니어 활용도 고려하길

2일 SK그룹이 단행한 정기인사에서 승진한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 사진=SK하이닉스
2일 SK그룹이 단행한 정기인사에서 승진한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 사진=SK하이닉스

능력과 성과를 앞세운 대기업 인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이번에는 SK그룹이 2일 단행한 정기인사에서 40대 사장이 나왔다. SK그룹의 40대 사장 인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46세 사장이 나왔다. 이를 두고 안팎에선 최태원 회장의 임원직급 파괴 행보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SK는 2년 전부터 상무·전무·부사장 구별을 없애 부사장 단일 직급을 통일했다.
이로 인해 임원에서 사장까지 걸리는 시간이 확 줄었다. 이번에 승진한 46세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도 임원에서 사장까지 걸린 시간이 5년밖에 안된다.

기업 수장들의 세대교체 바람은 최근 두드러진 흐름이다. 앞서 네이버는 40세 최고경영자(CEO) 발탁 인사로 신선한 충격을 줬다. LG그룹의 경우 올해 승진한 임원 중 62%가 40대 이하 젊은피였다. 최근 5년 만에 인사제도 개편안을 발표한 삼성에서도 파격적인 CEO가 예고되고 있다. 새로 바뀐 제도로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8~10년 걸렸던 4단계 직급제도가 사라져 30대 임원, 40대 CEO가 나올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젊고 패기만만한 수장이 기업마다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산업 생존 환경이 그만큼 녹록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과 펼쳐야 하는 기술경쟁은 날로 숨가쁘다. 내부 소통의 리더십으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줘야 하는 것도 CEO의 몫이 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일 발표한 '기업 벤처링 트렌드와 시사점' 보고서는 기업의 위태로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1958년 기준 61년이던 기업 평균수명은 2027년이면 12년으로 대폭 줄 것으로 예측됐다. 무역협회는 수명을 좌우하는 것이 디지털 DNA라고 봤는데 결국 기업의 혁신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직급 파괴 새바람과 더불어 생각해볼 과제도 있다. 젊고 유능한 인재의 빠른 승진을 독려하면서 동시에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삼성이 도입한 시니어 트랙은 이런 점에서 다른 기업에도 모델이 될 만하다.
시니어 트랙은 우수인력의 경우 정년 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질곡의 한국 경제가 버틸 수 있었던 바탕은 늘 기업에서 나왔다.
기업의 무한변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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