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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쥐가 마이크로바이옴 먹고 회춘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2 12:21

수정 2022.01.02 12:21

KAIST-생명공학연구원 공동연구
유익균 '아커만시아'가 노화 늦춰
실험쥐.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실험쥐.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조병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와 이철호·김병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공동연구팀이 늙은 쥐에 마이크로바이옴을 먹여 신체 건강 지표를 향상시켰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사는 세균과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을 총칭해 말하는 것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며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조병관 교수는 2일 "늙은 쥐에 아커만시아 미생물과 같은 유익균을 먹여 장 완전성, 근육 기능, 면역체계 등이 개선돼 건강 수명의 증대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늙은 실험쥐에 아커만시아를 먹인 결과 같은 나이의 대조군 실험쥐에 비해 노쇠지수가 20% 가까이 줄었다. 또한 다리근육 섬유 크기도 눈에 띄게 넓어졌다. 이와함께 유전자 발현량도 최대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뿐만아니라 인지능력까지 향상됐으며, 혈액과 면역체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혈 시스템의 노화를 복원했다.

최근 공개된 여러 연구에서는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의 장내 미생물 분포를 분석했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장내 미생물이 끊임없이 변화되면서 건강과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건강한 수명을 연장하는데 있어서 유전적 요인보다 환경적 요인에 초점을 맞춰 장내 미생물을 연구했다.

연구진은 1주령부터 4주령, 20주령, 50주령, 그리고 100주령까지 쥐가 노화되는 과정을 나타내는 실험쥐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했다. 그결과, 20주령의 젊은 쥐에는 유익균으로 알려진 아카먼시아를 포함한 5종의 미생물이 유의하게 높은 비율로 존재했다. 반면, 100주령의 늙은 쥐에서는 유해균으로 알려진 파라프레보텔라를 비롯한 13종의 미생물이 높은 비율로 존재했다.

연구진은 늙은쥐에 아카먼시아를 먹인 뒤 장내 미생물을 분석한 결과 아카먼시아 미생물의 양을 20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노화에서 비롯되는 장 기능 저하와 염증 기능이 완화됐을 뿐만아니라 전반적인 노쇠 지수와 인지능력, 골격근이 향상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2021년 12월 15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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