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김경민의 적시타] "반도체 인재 지켜라" 빅2 성과급 경쟁 재연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2 18:10

수정 2022.01.03 09:35

삼성 기본급 200% 보너스 지급에
하이닉스 곧이어 300% 지급 밝혀
삼성 연봉의 50% 성과급 추가 지급
하이닉스도 기본급 1천% 추가 전망
'반도체 코리아'를 이끄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과 SK하이닉스에서 올해도 성과급 경쟁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처럼 올해도 성과급 경쟁이 양사의 인재 쟁탈전으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이 주요 계열사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특별보너스를 지급한 뒤 SK하이닉스는 이 보다 더 많은 300% 특별보너스를 지급했다. 사실 삼성전자 반도체부품(DS) 사업부문 내에선 200% 특별보너스에 대한 불만 의견이 적지 않았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있던 2017~2018년 2년 연속 500%를 받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함께 고생한 그룹의 삼성맨들이 모두 성과급을 받았기에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해한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특별보너스를 나눠준 건 지난 2013년 12월 '신경영 20주년' 이후 8년 만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300%의 특별보너스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의 분위기는 급냉각됐다. 반면 SK하이닉스 관계자들은 "회사가 통 큰 결정을 했다" "열심히 일하겠다" 등 대체로 애사심이 높아졌다는 반응이 잇따르면서 대조를 보인다.

업계는 성과급 이슈가 인재 이탈 이슈로 옮겨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초 양사는 성과급 불만을 느낀 인재들을 서로 스카웃해가는 등 노골적인 기싸움을 펼치기도 했다. 또 양사에서 시작된 성과급 이슈는 MZ 세대의 공정 가치와 상호 작용하면서 재계 전반에 다양한 노사 이슈를 촉발시키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짠물 성과급에 실망을 느껴 삼성전자로 대거 이동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연봉을 반납하고, 이석희 사장도 소통을 강화했다"면서 "이번에는 SK하이닉스가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보상으로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전자 DS부문 직원들은 이달 말 연봉의 50% 수준의 성과급을 추가로 지급받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이와 비슷한 규모인 기본급 1000%를 추가 지급, 인재 이탈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양사의 성과급 경쟁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다른 대기업의 한 직원은 "높은 성과급으로 초임이 1억원에 달한다는 반도체 회사 직원들이 여전히 대우가 박하다면서 불만을 제기한다"며 "같은 직장인인데 완전히 다른 세계의 이야기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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