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은둔형 외톨이 가정 방문 상담 후 다시 사회로"[숨어버린 사람들 그후]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9 14:11

수정 2022.01.09 18:10

[파이낸셜뉴스]
광주청년센터 박민국 전략기획팀장이 광주청년센터 1층 공유공간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박 팀장은 "올해 첫 은둔형 외톨이 가정 방문 상담을 진행했다"며 "집(방)안에 고립된 은둔형 외톨이를 위해서는 외부 상담 과정과 함께 가정 방문 상담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이환주 기자
광주청년센터 박민국 전략기획팀장이 광주청년센터 1층 공유공간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박 팀장은 "올해 첫 은둔형 외톨이 가정 방문 상담을 진행했다"며 "집(방)안에 고립된 은둔형 외톨이를 위해서는 외부 상담 과정과 함께 가정 방문 상담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이환주 기자

"각기 다른 상황과 유형의 은둔형 외톨이 청년에게 가정방문 상담을 지원한 사업은 전국 최초였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심리적·정서적 안정을 위한 직접지원 사업인 방문상담은 앞으로도 꼭 필요합니다.
"

박민국 광주청년센터 전략기획팀장은 "은둔형 외톨이 가정방문 상담은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도 함께 상담해 은둔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 방법도 함께 고민하는 사업"이라며 "올해 처음 시도한 사업이라 아쉬운 점도 있었으나 실질적인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는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를 전국 지자체 최초로 통과시키며 제도화의 첫 발을 내디뎠다. 지원 조례 제정의 숨은 주역인 오상빈 광주시 동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도 여러 차례 '가정 방문 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팀장 역시 "은둔형 외톨이는 집(방) 밖으로 나가지 않기 때문에 외부 기관으로 찾아오게 하는 상담과 프로그램은 한계가 있었다"며 "지난해 10월 말부터 상담사 섭외와 교육, 당사자 모집을 진행했고 11월 12일부터 12월 21일까지 상담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은둔형 외톨이 당사자 모집이 가장 큰 난관이 될 수도 있었지만 광주시는 2020년 진행된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당사자 가족, 부모협회, 은둔형 외톨이 지원연대, 각 구별 정신건강 복지센터 등의 협조로 지원자를 모집했다.

11명의 당사자 청년이 접수했으나 이후 3명이 거부하고 8명의 은둔형 외톨이 당사자가 총 64회에 걸쳐 상담을 진행했다. 은둔형 외톨이 당사자의 은둔 기간은 6개월에서 길게는 7년도 있었다. 총 14명의 전문 상담사가 교육을 완료했고 10명의 상담사가 상담에 참여했다.

박 팀장은 "상담사의 경우 '2인 1개조'를 이뤄 상담을 진행했다"며 "은둔형 외톨이 상담 경험이 있는 상담사가 많지 않았고, 상담사례 역시 부족했기 때문에 방문상담 경험이 있는 상담사와 청소년 상담사가 2인 1조로 방문해 당사자는 물론 부모 상담도 동시에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짧은 상담이었지만 성과는 분명했다. 2년간의 은둔을 끝내고 직업전문대학에 합격한 30대 청년을 비롯해 상담 가정 절반은 가족관계와 생활 습관이 개선됐다.

상담 기간 중 당사자가 입원해 중단된 사례를 제외하면 대다수는 가족관계 개선, 사회성 향상으로 추가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박 팀장은 "36세 남성의 경우 대학 졸업 후 직장 2~3곳에서 몇 개월씩 최대 8개월 근무하다 쉬기를 반복한 경우가 있었다"며 "최종 직장 퇴사 후 2년간 은둔생활을 지속하다 상담을 통해 이번에 직업전문대학에 진학을 결정하고 상담 직후 최총 합격했다"고 전했다.

광주청년센터의 이번 첫 가정방문 상담은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고 있는 '저활력청년 집중지원 청년희망멘토링'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광주시는 올해부터는 은둔형 외톨이 지원조례와 청년기본조례를 바탕으로 자체 예산 사업으로 편성해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박 팀장은 "총 8회기의 상담이 상담사와 당사자의 라포(의사·상담사와 환자간 마음의 유대)형성과 심층적인 부분의 원인과 해결 방법을 찾기에는 짧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추후 사업에서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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