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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위한 새해 건강선물 ‘대상포진 백신’ 잊지마세요 [Weekend 헬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4 04:00

수정 2022.01.14 04:00

‘불에 타는 듯한 통증’ 대상포진
일반인보다 뇌졸중 등 발병 위험 높아
면역력 떨어지는 50대부터 접종 필수
1회 접종으로 최대 70% 예방 효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적극적인 코로나 백신 접종과 강력한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등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인해 임진년 새해에도 당분간 코로나19의 대규모 유행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일상 회복 역시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되겠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안에는 코로나19 여파가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일상 회복을 위한 준비는 더 미룰 수 없다. 새해를 맞으며 가장 먼저 계획하게 되는 건강 관리 계획도 빼놓을 수 없다. 연초에는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금주, 금연, 꾸준한 운동과 같은 계획을 세우기 마련인데 코로나19로 인해 질환 예방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2년 간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며 코로나19 이외의 대상포진이나 폐렴구균성 질환 등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1년 1분기 대상포진 예방 백신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동기 대비 44.5%나 축소됐다.
만 65세 이상 성인에서 필수 접종해야 하는 폐렴구균 백신의 접종률 역시 2021년 발표(2020년 1~11월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를 유발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 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활성화 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급성 통증은 산통보다 극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들이 '칼에 베는 통증', '불에 타는 듯한 통증'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대상포진은 발병 그 자체만으로도 예방이 강조되는 질환이지만, 합병증으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도 발병 전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발병 부위에 따라, 실명·안면마비·청력소실과 같은 후유증은 물론, 심한 경우 뇌졸중이나 치매 등 심각한 질병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또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상포진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발병위험이 각각 1.9배,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발병 부위 따라 다양한 합병증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치명률 높은 폐렴구균성 질환은 물론 다양한 합병증으로 삶의 질을 낮추는 대상포진 등 백신 예방 가능 질환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예방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종식 이후 증가할 수 있는 감염 질환에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상포진의 경우, 발병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질환은 아니지만 치료 이후에도 재발할 수 있고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합병증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인데, 피부 발진이 모두 나은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면서 만성피로, 식욕부진, 불면증 등 육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불안, 우울증 등 심리적 문제를 야기해 삶의 질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발병 부위에 따라, 여러 합병증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심근경색(약 1.59배) 및 뇌졸중(1.31배)과 같은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얼굴 부위에 피부 병변이 발생하는 안부 대상포진 환자에서는 뇌졸중 위험이 최대 4.28배 증가하기도 하고 치매 위험도 2.9배나 증가한다.

대상포진은 산통 보다 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데 치료 후에도 재발할 수 있어 문제다. 특히, 한국인에서는 재발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대상포진 초발률은 연간 1000명 당 5.1명, 재발률은 연간 1000명 당 12명으로 초발률보다 재발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대상포진은 발병 전 예방이 더욱 강조되기도 한다.

■만 50세이상 1회 접종으로 예방 가능

대상포진 백신은 만 50세 이상에서 1번 만 접종하면 된다. 50대부터 면역력이 감소해 대상포진 발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2016~2020) 동안 국내 대상포진 환자는 약 69만명에서 약 72만명으로 증가했는데 매년 50대에서 가장 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는 60대에서 가장 많은 환자 수를 기록했다.

대상포진 백신을 1회 접종하면 50대에서는 70%, 60대 이상에서는 64% 대상포진 예방이 가능하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도 67% 감소한다. 이와 함께, 대상포진으로 인한 질병 부담도 약 62% 감소시킬 수 있다.

이미 대상포진에 걸렸었던 사람의 경우에는 대상포진을 치료한 뒤 최소 6~12개월이 지난 이후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

한편, 대상포진 백신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후, 간격 제한 없이 접종이 가능하다. 따라서 아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3차 접종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라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일정에 맞춰 함께 접종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유행을 겪으며 감염 질환의 위험성은 물론 예방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제는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질병 부담을 낮추기 위해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예방을 통해 빠른 일상 회복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대상포진으로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평균적으로 185만원의 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평균 재원일 수도 약 8일 가량으로 길어 입원 치료 기간 동안 노동 손실 등이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균 입원 치료비의 10분의 1 이하 비용으로 백신을 접종하면, 이에 따른 혜택은 크다.
대상포진 백신은 만 50세 이상에서 평생 1회만 접종하면 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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