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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진보정치 소명"…사퇴설 뚫고 주말 '쇄신 등판'할 듯(종합)

뉴스1

입력 2022.01.14 16:28

수정 2022.01.14 16:28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1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심상정 대선후보의 집에서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1.1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1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심상정 대선후보의 집에서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1.1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13일 돌연 모든 선거운동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간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을 방문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있다. 심상정 후보는 현재까지 자택에 머물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2022.1.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13일 돌연 모든 선거운동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간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을 방문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있다. 심상정 후보는 현재까지 자택에 머물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2022.1.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고양=뉴스1) 정연주 기자,한재준 기자 = 사흘째 칩거 중인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14일 여영국 정의당 대표를 만나 "진보정치의 소명 의식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여 대표는 이에 "심 후보가 사퇴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여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심 후보 자택을 방문한 뒤 기자들을 만나 "(심 후보가) 진보정치 20년의 세월 동안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는데 진보정치 한길을 걸어온 한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그 소명 의식은 분명히 갖고자 한다는 말씀을 (저에게) 주셨다"고 전했다.

그는 "후보와의 만남 속에 '진보정치 소명을 포기하지 않겠다'라는 것으로 볼 때 후보 사퇴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후보는 남 탓보다도 우리가 무엇을 잘못 판단했고 무엇을 성찰해야 하는지에 집중해 고민을 하고 계신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께서 '소명 의식을 저버리지 않겠다', '더 큰 책임을 느낀다'는 말씀 속에 제 판단은 사퇴하는 일은 없지 않겠는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여 대표는 "후보가 고심이 많았는지 얼굴이 수척해 보였으나 숙고시간 동안 진보정치 소명을 저버러지 않겠다는 마음을 강하게 내적으로 결의하시는 것 같아 말씀 한마디 한마디 힘이 강했다"며 "(이에) 당이 더 큰 성찰과 쇄신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심 후보가 다시 공식 행보에 나설 시점에 대해선 "고민의 결과가 너무 길어지면 안 된다. 숙고의 시간은 이번 주 일요일(16일)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루빨리 밝은 모습으로 희망의 메시지로 국민 앞에 다시 서줬으면 좋겠다고 요청을 드렸고 후보도 '너무 길지는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의당은 오는 15일 오후 2시 대표단과 의원단, 광역시도당위원장 간 비상연석회의를 소집해 쇄신안을 결의한다. 결의 내용을 심 후보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정의당은 지난 총선 국면에서 입은 내상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쇄신 작업을 거쳐왔지만 아직 저변을 확장하지 못한 채 겉돌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시의 책임론 중심에 섰던 심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의미 있는' 지지율로 침체한 당의 동력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제3지대의 중심마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쏠리는 모양새다.

심 후보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노동당 등 진보진영의 단일화도 잘 안 되고 판세 중심에서 멀어지는 가운데 선대위도 유명무실해 여러 가지 쌓인 게 폭발한 상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 대표도 이날 진보계열 정당과의 통합에 대해선 "(사실상) 무산됐다"고 했다.

당은 일단 선거대책위원회를 사실상 해체하는 등 심 후보가 들고나올 모종의 결단을 수용하기 위한 비상 대기모드에 돌입한 상황이다.

일각의 사퇴설을 일축하는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양자 TV토론 합의를 비판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복귀 후 심 후보의 운신 폭을 선제적으로 넓혀두는 등 전열을 지키고 있다.

여 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기자들과 만나 심 후보와의 전화 통화 사실을 밝히고 "후보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백지에 그림을 그린다는 심정으로 숙고에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너무 큰 걱정 마시라'는 (심 후보의) 안부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심 후보의 후보직 중도 사퇴설에는 "(그동안 후보가) 이번 대통령선거가 마지막 소임이라는 말씀을 거듭하셨다. 그 마지막 소임을 당원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잘 수행하실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배진교 원내대표도 "(심 후보가 이야기한) 마지막 소임에 후보 사퇴나 이런 영역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했고, 장혜영 의원 또한 "사견을 전제로 사퇴를 하시거나 이럴 분은 아니다.
심 후보는 끝을 보는 타입이라고 생각한다. 저의 믿음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선 관계자는 "본인과 조직을 모두 수렁에 빠지게 하는 사퇴 같은 생각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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