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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말린 고교생 살해…웃으며 “지혈하면 살아” 20대, 징역25년

재판부 “17살 짧은 생 마감했다”
“유가족 고통…엄벌 불가피하다”

전주지방법원 전경.
전주지방법원 전경.


[파이낸셜뉴스] 전북 완주군 이서면 한 노래방에서 싸움을 말리던 고등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2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강동원)는 전날 살인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25일 오전 4시44분쯤 노래방에서 당시 17세였던 B군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날 여자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전 남자친구 C씨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다 말다툼을 벌였다. 화가 난 A씨는 C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고, 둘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격분한 A씨는 흉기를 들고 C씨가 종업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노래방을 찾아가 C씨를 주먹과 발로 폭행했다.

이어 흉기로 C씨를 협박하는 과정에서 B군이 이를 말리자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렀다.

당시 B군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싸움 말린 17세 고교생 6번 찔러
검찰은 앞선 지난해 12월 22일 결심공판에서 “A씨는 B군을 최소 6번 이상 찌른 것으로 보인다. 또 A씨는 흉기로 찌른 후에도 넘어져 있던 B군을 주먹과 발로 때려 정신을 잃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런데도 별다른 구호 조처는 커녕 B군에게 ‘지혈하면 괜찮다’고 말했고, 수사 과정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는 등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A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죄송하다고 말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용서 받을 수 없는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 측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이에 피해자 B군 아버지는 “검사님의 구형대로 피고인이 30년을 (교도소에서)살고 20년 동안 (전자발찌를)달고 살아도 우리 아들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잖냐”며 울분을 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뒤늦게나마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다만 살인죄는 가장 무거운 죄이고, 어떠한 방법으로도 절대로 용인될 수 없는 범죄인 점, 피고인의 범행으로 아직 17세에 불과한 청소년이 인생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한 채 생을 마감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청와대 청원
청와대 청원


■차디찬 바닥에 꽃도 피지 못하고 죽어

한편 B군의 어머니는 지난해 10월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완주 고등학생 살인사건’이란 제목의 청원을 올려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B군 어머니는 “전주에서 완주까지 11km 거리를 혈중알코올농도 0.094%의 음주 상태로 운전해 노래방을 찾아 전체길이가 34cm인 식칼로 C씨를 위협하다 이를 말리던 저희 아들을 칼로 수차례 찔렀다”며 “가해자는 쓰러진 아들의 얼굴을 주먹으로 2차례 때리고 발로 얼굴을 차며 ‘지혈하면 산다’고 말한 뒤 웃으면서 노래방을 빠져나갔다”고 덧붙였다.

이어 B군 어머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하나뿐인 사랑하는 아들은 차디찬 바닥에서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싸늘하게 죽었다”며 “불쌍한 아들을 위해 법이 할 수 있는 최대 형량으로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