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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구실 마련 위한 사보타주 계획" 백악관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5 04:09

수정 2022.01.15 04:09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병사가 10일(현지시간)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도네츠크 접경지대 참호를 순찰하고 있다. AP뉴시스
우크라이나 병사가 10일(현지시간)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도네츠크 접경지대 참호를 순찰하고 있다. AP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마련하기 위해 동부 접경지대에서 사보타주 작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미국 이 밝혔다.

더힐,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가 이미 침공과 우크라이나 진격을 위한 구실 마련용 작전을 시작했음을 나타내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 발표는 외신들이 미 정보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접경지대에서 비밀작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한 직후 나왔다.

미 정보당국자에 따르면 러시아는 마치 우크라이나가 동부 접경지대 러시아군에 대해 '곧바로 공격'하기 위해 채비하고 있는 것처럼 꾸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핑계거리를 만들려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침공 수주일에 앞서 이 같은 작전을 개시하려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달 중순부터 다음달 중순 사이에 사보타주 작전이 전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 합병에 나설 때도 이 같은 순서를 밟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14일 성명에서 러시아가 자국 군대를 향해 스스로 도발한 뒤 이를 우크라이나에 뒤집어 씌우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시가전과 폭발물에 능숙한 일단의 작전팀을 배치해 러시아 군에 대한 사보타주 공격을 수행토록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미 정보당국은 또 러시아의 영향력 있는 배우들이 국영 매체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사실을 날조하고, 이를 통해 러시아 침공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이들 배우는 우크라이나의 인권이 침해 받고 있으며, 서방이 이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 이들은 군사작전에 대한 국내 지지를 고취하기 위해 러시아인들의 애국심을 고양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긴장 완화를 위해 지난 1주일간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이 같은 경고가 나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10만명이 넘는 병력을 배치하고, 침공을 준비 중이라는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이 만난 것을 시작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비롯해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간 담판이 이어졌다.

그러나 외교 협상에서는 진전이 없었고, 미국은 이번 주말 러시아와 계속해서 협의를 하기로 10일 합의한 바 있다.

미국은 다른 한편으로는 러시아에 대한 경고 수위도 높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심각한 경제제재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데 이어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경제제재가 북한 제재 수준에 버금가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거듭해서 우크라이나 침공 의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서방은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2번째 우크라이나 침공 위험이 '높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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