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식음료업계, 매출 타격 심각…"해외사업도 난항"[코로나가 바꾼 세상①]

뉴시스

입력 2022.01.15 05:00

수정 2022.01.15 05:00

기사내용 요약
뉴시스 설문조사 결과 68.6%, 지난해 2020년 대비 업황 좋지 않다고 응답
올해도 어려운 업황 전망 다수…해외사업 전개도 코로나19 악재로 작용해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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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식음료업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희비가 엇갈렸다.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라면,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내수와 수출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일부 프랜차이즈 업계는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코로나 여파는 또 비대면 소비를 크게 증가시키는 등 소비 풍토도 바꿨다. 뉴시스는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국내 주요 식품·외식 업체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을 짚어보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기획시리즈는 3회로 나눠 싣는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식음료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2020년에 이어 2021년까지 매출 타격이 이어짐에 따라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는 중이다.

내수 시장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식품업계 종사자들은 코로나19 여파가 해외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해보다 더 안 좋아지거나 비슷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일상으로의 회복을 위한 시간은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해외 사업 추진에도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31일까지 국내 주요 식품·외식 업계에서 근무하는 직원 191명을 대상으로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식품·외식업계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비롯해 라면 등을 생산하는 업체가 수혜로 매출이 크게 올랐지만 외식업체는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인해 손님이 끊겨 실적 타격이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9.9%는 2020년 대비 업황이 더 안좋아졌다고 답변했다. 48.7%는 2020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 대비 68.6%가 2020년 업황과 비슷하거나 더 안좋아졌다고 응답한 것이다.

2020년 대비 지난해 업황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이들은 26.7%에 그쳤다.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업황이 회복됐다고 응답한 이들은 1.6%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동안 식품·외식업계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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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망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응답이 주를 이뤘다.

응답자의 22%는 지난해보다 올해 업황이 더욱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지난해와 비슷한 업황을 보일 수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 대비 45.5%를 기록했다. 올해보다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은 28.8%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올해 업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답변을 다수 내놓았다. 이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러시도 올해 지속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해외에서 수입되는 곡물가격은 2020년 상반기 글로벌 주요국가에서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이 발생하면서 급락한 뒤 하반기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2021년에도 수입 곡물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랐다.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요 국가들이 일시적으로 곡물 수출을 중단했고 주요 생산국 작황 부진까지 겹친 데다 중국 아프리카돼지열병 안정화에 따라 돼지 사육두수가 빠르게 회복(수요 증가)돼 곡물가는 고공 행진했다.

국내에서도 곡물가격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거셌다. 지난해 가공식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1분기에는 음료수, 반찬, 두부, 콩나물, 즉석밥, 고추장 등의 가격이 올랐다. 2분기에는 수산물 통조림, 업소용 식용유, 꽃소금, 면·떡, 즉석 컵밥 등의 가격이 주요 곡물가 인상을 반영해 판가 인상에 나섰다.

3분기에는 돼지고기 값, 밀가루 상승에 따른 여파로 육가공식품, 라면, 과자류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4분기에는 지난 8월 원유 가격 인상 여파로 우유를 중심으로 한 유제품 가격이 올랐다.

먹거리 물가 인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연초부터 햄버거, 막걸리, 간장, 커피 가격 인상이 본격화한 데다 주세 인상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맥주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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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가격 인상, 제품 가격 상승세는 해외 시장 공략에도 어려움을 줄 수 있는 요소로 분석된다. 제품 가격이 높아진만큼 소비자들의 구매율이 낮아져 많이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서다.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3%는 코로나19 사태가 해외 사업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1.5%는 해외 사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였다.

18.8%는 해외 사업에 조금 도움이 됐고 7.9%는 해외 사업에 크게 도움이 됐다고 답변했다. 해외 사업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HMR 제품군을 비롯해 라면 등 간편식 수출이 크게 늘어난 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해외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식품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들은 해외 수출에 필수적인 요소로 '현지화'를 꼽았다. 현지인이 즐겨먹을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해야 글로벌 시장 공략에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조언이다.

일부 응답자는 수출 주력 시장에 현지 법인 설립은 물론 생산 공장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국내 생산된 제품을 해외에서 판매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현지 법인 및 공장 설립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타 의견으로는 진출 지역 다변화, 현지 문화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마케팅, 영화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한류 문화와 함께 홍보될 수 있는 제품군 개발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응답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식품 기업들이 수혜를 입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단순히 식품 판매 확대가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며 "대부분의 식품 종사자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업황이 좋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다.
올해도 이 같은 상황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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