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일반

[경륜] 벨로드롬 지각변동 확연…왜?

강근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5 08:28

수정 2022.01.15 08:28

광명돔경륜장에서 우수급 선수가 경주를 전개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광명돔경륜장에서 우수급 선수가 경주를 전개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파이낸셜뉴스 광명=강근주 기자】 2022년이 시작되며 경륜장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여느 때 같으면 초반에는 강급된 선수와 신인의 싸움, 여기에 기존 급별 우수 전력의 치열한 경합이 예상됐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구도에서 벗어났다. 긴 공백기를 보낸 다수 선수가 유입돼 그야말로 혼전 양상이 짙은 경주가 많아졌다.
경주 수 증가로 인해 다양한 편성이 가능해져 이런 경주를 양산하는데 한몫 거들고 있다.

‘경륜은 득점을 무시할 수 없다’는 속설이 경주 곳곳에서 깨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경주가 2일 부산에서 펼쳐진 6경주다. 6경주는 결승전도 아니고 기존 우수급 강자 김민배(23기, 세종)와 유성철(18기, 진주) 득점이 워낙 높아 이들의 우승 경합이 예상됐다.

헌데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딴판의 경주가 펼쳐졌다. 김민배가 공백기가 있던 임영완-유성철 등 선수 사이에 자리를 잡으려 했으나 아무도 자리를 내주지 않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났고 이에 김민배는 어쩔 수 없이 한 바퀴 반이란 강수를 두며 입상을 시도했다.

결국 초주를 배정 받은 장우준(24기, 부산)이 김민배를 받아가는 형국이 되면서 쌍승식 58.5배, 삼쌍승식은 무려 289.4배라는 초고배당이 나왔다. 6경주를 기점으로 7일부터 펼쳐진 대부분 경주에서 득점 순이 아닌 공백기가 길던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 간에 격력하게 맞부딪치는 상황이 속출했다.

또한 예전에는 강급 선수는 한 수 아래 등급에서 활약상이 두드러졌다. 올해는 이런 상황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선발급으로 강급된 이창용(11기, 성산)은 7~8일 양일간 2착에 만족하며 겨우 결승 진출로 체면치레하는데 그쳤다. 더구나 손주영(20기, 구미), 곽훈신(15기, 미원)은 아예 삼복승 안에 들지도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우수급도 사정은 별반 차이가 없다. 특선급에서도 통할만한 추입력을 보유한 김종력(11기, 김해A)도 2, 3착에 그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그나마 김주동(16기, 상남), 김정태(15기, 가평)는 토요경주 2착으로 득점 우위를 통해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공백기를 가진 선수들은 아무래도 승부욕이 강하다. 윤민우(20기, 상남) 선수는 2일 창원 5경주에서 강자로 손꼽히던 박용범을 상대로 악착같이 추입력을 발휘하며 쌍승판을 뒤바꿨다.

이에 앞서 열린 경주에서도 박병하 후미를 차지했던 이현구(16기, 김해A)도 그림 같은 추입력을 발휘하며 윤민우와 같이 쌍승판을 뒤흔들어 놓으며 팬의 환호를 자아냈다.
강한 승부의지가 다소 떨어지는 경기감각을 만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들 선수는 증명했다.

경륜 전문가들은 “득점도 출주간격도 믿기 어려운 혼전 양상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배당판만 보지 말고 선수 경기력과 승부의지, 훈련량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백기, 강급자 맹신은 금물이고 선수 훈련량 집중 체크가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