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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냉각 '발등의 불' 中 사실상 기준금리 또 인하 0.1%p(종합)

- 1년 만기 LPR 3.8%에서 3.7%, 5년 만기는 4.65%에서 4.6%로 
- 은행의 지급준비율도 추가 인하 가능성 커...적극적 유동성 공급
중국 남부 선전에 있는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란데) 그룹 본사 앞을 23일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중국 남부 선전에 있는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란데) 그룹 본사 앞을 23일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정부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한 달 만에 다시 0.1%p 내렸다. 경기 냉각에 대한 중국 당국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은 정책금리도 이미 한 차례 내렸다. 은행의 지급준비율(RRR) 역시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1년 만기 LPR이 기존 3.8%에서 0.1%p 낮은 3.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20일 0.05%p에 이어 한 달 새 두 번째 인하다.

5년 만기 LPR는 4.65%에서 4.6%로 0.05% 내렸다. 5년 만기는 2020년 4월 이후 변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인하됐다. 5년 만기 LPR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가격 책정 기준일 뿐만 아니라 제조업의 중장기 및 투자 대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LPR은 18개 시중은행이 보고한 최우량 고객 대출 금리의 평균치다. 중국은 2019년 8월 유명무실하던 LPR 제도를 개편해 고시하면서 전 금융기관이 이를 대출 업무 기준으로 삼도록 하고 있다. 중국은 별도의 기준금리가 있지만 LPR가 사실상의 대출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분기별 경제성장률이 1·4분기 18.3%에서 4·4분기 4.0%로 떨어지는 등 경기둔화 가속화가 현실화되자, 올해 경제 정책 기조를 ‘안정 속 성장’으로 잡으며 경기부양에 나설 것을 이미 천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말 은행의 지급준비율과 LPR를 한 차례씩 내렸고, 이달 17일엔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정책자금 금리를 약 20개월 만에 0.1%p 인하했다.

인민은행 류궈창 부행장의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경제가 수요 위축, 공급 충격, 전망 약화 등 3중 압력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통화정책 도구함을 더 크게 열어 (유동성) 총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해나가 신용대출이 갑자기 꺼지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민은행 공지문
중국 인민은행 공지문

중국 정부의 의지와 경제상황 등을 고려하면 중국 당국의 시중 유동성 공급은 지준율 추가 인하 등을 통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의 경우 역대 최고치라는 작년 기저효과 때문에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류 부행장도 중국 은행의 지준율에 대해 “다른 개도국이나 과거 지준율과 비교해 높지 않는 수준”이라고 인하 방침을 시사했다.

현재 은행의 평균 지준율은 8.4%다. 인민은행이 지난해 7월과 12월 각각 0.5%p 지준율 인하로 시중에 푼 자금은 2조2000억 위안이다.

류 부행장은 “넓지는 않지만 아직은 일부 공간이 남아 있으며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추가 지준율을 인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핑안증권은 “통화 완화 정책은 아직 여유가 있고 다음에 완화할지 여부는 경제회복 효과, 특히 부동산 시장의 안정에 달려 있다”면서 “3월 양회와 4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가 관찰의 창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 아래 지난해부터 부동산 업계 대출 규제를 강화해왔다. 하지만 헝다(에버그란데) 등 굴지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졌고 그 피해는 하청업체와 개인투자자들에게 확장됐다. 이후 중국 정부는 각 지방 중심으로 규제를 점차 완화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