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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일하고 싶다"는 비노조 택배기사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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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 파업 중단을 촉구
국민 볼모에 여론 등돌려
비노조 택배기사 연합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택배노조 파업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이유없는 택배파업을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비노조 택배기사 연합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택배노조 파업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이유없는 택배파업을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이 장기화하자 비노조 택배기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 비노조 택배기사와 대리점주 100여명은 23일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우린 일하고 싶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파업하지 않습니다. 태업하지 않습니다" "명분 없는 파업으로 비노조 기사 죽어간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집회를 주도한 비노조 택배기사연합 측은 "노조가 국민 물건을 볼모로 잡고 파업을 벌이고 있다"며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비노조 택배기사연합은 지난달 28일 택배노조 파업 이후 결성된 단체다. 현재 약 3000명이 소속돼 있다. 비노조 택배기사들은 "전체 10%도 안되는 노조원이 마치 우리 이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업계 1위 CJ대한통운의 택배기사는 2만명에 이른다. 이 중 노조원은 2500명, 이 가운데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1650명가량이다. 전체 택배기사의 8%가량이 파업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피해는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비노조 기사들은 이달 수입이 전달보다 3분의 1로 줄었다. 대리점 사장들은 사비를 털어 다른 회사 택배로 배송을 넘기고 있다. 거래처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시위와 거리가 먼 이들이 단체를 결성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것은 이런 피해가 누적된 결과다.

파업 규모가 크지 않아 전국 수준의 택배대란으로 번지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강성 노조가 점유한 지역은 혼란이 심하다. 울산, 경기 분당 등 일부 지역에선 주민들이 택배를 받지 못해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터미널엔 택배가 산더미처럼 쌓인다. 비노조원들은 대체인원을 투입해 배송하려 해도 노조가 물건을 불법점유한 채 내어주지 않아 배송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한다.

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은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를 위해 지난해 6월 이뤄진 사회적 합의 이행 문제로 시작됐다. 사회적 합의는 택배기사 작업범위에 분류작업을 배제하고, 택배요금 인상분을 합의 이행 비용으로 쓴다는 것이 골자였다. 노조는 택배료 인상분을 회사 측이 독식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이행을 위한 노사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펄쩍 뛴다. 요금 인상분의 50%가량을 택배기사에게 배분했고, 분류 전담인력 투입 등 합의 전반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노사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24일 1차 현장점검 결과 합의 이행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수수료 인상분에 대한 점검 결과는 포함되지 않았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수수료 배분 결과에 대한 공정한 조사도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


불만이 생길 때마다 고객을 볼모로 상습적인 파업을 벌이는 노조의 행태는 여론의 지지를 받기 힘들다. 과로사는 사회적 이슈가 됐고, 노사는 7개월 전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 지금은 합의 정착을 위해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