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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텍사스주 "페이스북 시민 생체정보 무단 수집"...최대 5000억달러 소송 제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5 04:44

수정 2022.02.15 04:44

[파이낸셜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의 메타플랫폼스 본사에 내걸린 회사 대형 로고 앞에서 지난해 10월 28일(현지시간) 직원들이 사명 개정을 반기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의 메타플랫폼스 본사에 내걸린 회사 대형 로고 앞에서 지난해 10월 28일(현지시간) 직원들이 사명 개정을 반기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텍사스주 법무부가 14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플랫폼스를 고소했다. 민사 배상을 요구한 규모가 최대 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페이스북이 안면인식 기능을 통해 적절한 동의 절차 없이 시민들의 생체정보를 부단으로 긁어모았다는 것이 소송 이유다.

동의 없이 안면인식 기능 사용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켄 팍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14일 마셜 지방법원에 메타를 피고로 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텍사스주는 개인의 생체정보를 무단으로 도용한 경우 법무장관만이 제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 규정 위반 한 건당 2만5000달러 벌금이 매겨진다. 소식통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안면인식 기능으로 무단으로 자신의 생체정보를 수집 당한 이가 최소 2000만명에 이른다.

단순 계산으로 메타가 최대 5000억달러 벌금을 물 수 있다는 얘기다.

텍사스주는 페이스북에 모든 관련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팍스턴 장관은 성명에서 페이스북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용자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을 기반으로 사용자들의 안면 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했다면서 텍사스주 법 위반이 '수천만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팍스턴은 "페이스북은 그동안 텍사스 주민들의 가장 사적인 정보-사진과 동영상-를 회사 이익을 위해 은밀히 수집했다"면서 "텍사스 주법은 20세 이상의 동의를 얻지 않은 정보 수집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이 처음 아냐
페이스북은 이전에도 사전 동의 없는 안면인식 기능 사용으로 대규모 합의금을 내고 소송을 취하한 적이 있다.

2015년 일리노이주에서 생체정보보호법 위반과 관련해 집단소송을 당했다.

일리노이주나 텍사스주 모두 사용자 사전 동의 없는 생체정보 수집을 금지한다.

페이스북은 일리노이주 집단소송과 관련해 자신들이 사진들 속에서 사용자들을 구별해내는데 쓴 방법이 일리노이주 법을 위반하지 않았으며 사용자들이 또한 안면인식 기능을 거부할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한 바 있다며 소송이 진행되는 것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집단소송은 받아들여졌고, 결국 페이스북은 2020년 6억5000만달러를 내고 합의해 소송을 취하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훨씬 더 큰 합의금을 내야 할 전망이다.

텍사스주에서는 생체정보보호법 위반의 경우 법무장관만이 소송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훨씬 더 많은 사례가 수집됐기 때문이다.

메타, 개인정보보호 규정에 발목
메타는 개인정보보호 규정 강화에 충격을 받고 있다.

소송에 따른 대규모 합의와 더불어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규정 강화도 메타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소송이 일회성인데 반해 애플의 규정 강화에 따른 광고매출 타격은 지속적이어서 메타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메타는 앞서 2일 실적발표에서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맞춤형 광고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올해 광고매출이 100억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텍사스주의 이번 소송은 메타에만 경종을 울리는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개인정보가 돈이 된 터라 대형 기술기업들이 앞다퉈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개인정보보호 규정과 충돌하면서 다른 빅테크들 역시 대규모 소송에 언제든 휘말릴 수 있다.


알파벳,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기술업체들은 막대한 벌금이 걸린 이번 소송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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