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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경쟁’에 빠진 청년주택 공급 공약… ‘1기 신도시 3배 물량’ 가능하겠나

후보별 30만~100만호까지 공약
예산뿐 아니라 택지 부족도 문제
5년 임기내 가능할지도 미지수
‘숫자 경쟁’에 빠진 청년주택 공급 공약… ‘1기 신도시 3배 물량’ 가능하겠나
주요 대선후보들이 내세우는 청년주택공급 공약이 현실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숫자 경쟁'에 치우친다는 비판이 나온다. 후보별로 심상정 100만호, 이재명 93만호, 안철수 50만호, 윤석열 30만호 등을 내세웠는데 지난 수십년 동안 공급된 1기 거점 신도시 공급물량을 훌쩍 넘어서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 신도시는 노태우정부 시절 '주택 200만호 건설'을 목표로 5대 신도시에 건설된 물량은 약 29만호 수준이다. 1기 5대 신도시 분당에 9만7500호, 일산 6만9000호, 중동·평촌·산본 각 4만2500호로 29만4000호가 공급됐다. 나머지 170만호는 인천 연수, 대전 둔산 등 지방 거점과 택지지구 사업을 통해 공급됐다.

윤석열 후보는 '청년원가주택' 30만호 공급을 약속했다. 이는 1기 5대 신도시 전체 규모와 맞먹는 공급물량이다. 문재인정부가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역시 약 30만~35만호를 공급할 것으로 추정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당·일산·평촌 등을 포함한 1기 신도시 5곳 공급물량이 29만가구, 양주·옥정·김포 등 역대 최대규모인 2기 신도시가 약 61만가구, 3기 신도시도 31만가구 수준"이라며 "100만가구를 지을 땅과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성이 떨어지고 실현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세종시와 서울 여의도를 예로 들며 대선후보들의 주택공급 공약의 허점을 지적했다. 여의도 면적은 89만평(294만㎡)으로 세종시는 여의도보다 1000배가량 넓다. 세종시에 사는 전체 가구수는 현재 14만가구로 1기 신도시의 약 절반이다. 대선후보들이 공약한 30만호, 100만호를 짓기 위해서는 예산뿐만 아니라 절대적으로 부족한 택지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

예산, 택지 개발과 함께 후보들이 공약한 주택 공급이 과연 5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예를 들어 2007년부터 참여정부 주도로 시작된 2기 신도시들의 경우 1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분양이 진행 중이다.
실제로 2008년 2기 신도시로 지정된 인천 검단, 파주 운정3, 평택 고덕, 양주 옥정·회천 등 4곳의 공급물량 계획은 20만가구였으나 지난해 기준으로 실제 공급된 것은 3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2기 신도시의 경우 주택경기 냉각에 따라 개발계획이 늦춰지고, 이런 가운데 서울에 더 가까운 3기 신도시 개발계획이 발표되며 주민들이 집단반발하기도 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만에 하나 후보들이 약속한 주택공급 물량을 맞추더라도 실제 필요한 곳에 공급이 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미분양 주택들의 경우 주택시장이 하락할 경우 대출을 끼고 산 집주인들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환주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