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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력에 답이 있다]엉덩방아에 ‘꽈당’한 허리…놀란 척추는 침치료로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8 09:00

수정 2022.02.18 08:59

[자생력에 답이 있다]엉덩방아에 ‘꽈당’한 허리…놀란 척추는 침치료로


[파이낸셜뉴스] # 모처럼 주말. 집안이 답답한 딸의 성화에 못 이겨 집 주변 아이스링크장을 찾은 B씨(42). 마침 날도 따뜻해져 외출하기 좋은 날씨다. B씨도 딸과 함께 스케이트화로 갈아 신고 본격적으로 스케이트를 탄다. 스케이트가 능숙한 B씨는 처음 타보는 딸이 넘어질까 봐 손을 붙잡고 알려준다. ‘꽈당!’. 딸이 넘어지자 덩달아 손잡고 있던 B씨도 중심을 잃고 엉덩방아를 찧는다. 저릿하다. 하지만 넘어지는 것도 재밌는 딸. 반면 B씨는 허리가 잘못됐음을 인지한다.
욱신거리는 허리를 부여잡고 내일은 침을 맞으러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케이트 종목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상이 화제다. 때문인지 전국의 실내외 스케이트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실제 부산남구 실내빙상장 이용객 수는 주말 기준 올림픽 개막 이후 두 배가 넘는 이용자를 기록했다. 대부분은 B씨처럼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찾는 경우다.

아이와 스케이트를 타다 보면 모든 부모의 마음은 같다. 보호장비를 착용해도 자녀들이 행여 넘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B씨처럼 어른이 넘어지는 경우다. 아이들보다 체중이 많이 나가 그 충격도 더 크기 때문이다. 특히 엉덩방아를 찧는 순간 허리에 순간적으로 강한 충격이 전달돼 인대와 근육 등이 손상되면 요통이 발생한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B씨처럼 넘어지면서 요통을 달고 오는 환자를 많이 본다. 스포츠 부상도 있지만 가정 내 화장실이나 베란다 등에서 미끄러져 허리를 다쳐오는 환자가 대다수다. 실제 질병관리청의 ‘2018 국내 낙상사고 통계’에 따르면 전체 낙상사고의 61.5%가 주거시설에서 발생했다.

이처럼 낙상 사고로 척추가 충격을 받으면 ‘급성 요추염좌’가 나타나기 쉽다. 급성 요통은 외부 충격으로 허리 주변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해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먼저 초기 대처 시에는 냉찜질로 부기를 가라앉히도록 하자. 이어 2~3주간 허리에 무리가 가는 운동과 동작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거나 심해져 만성 통증으로 발전했다면 즉시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이를 방치하면 근육과 인대의 손상 정도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약해진 허리가 체중의 부하를 이기지 못하고 과도한 압력이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에 전달돼 터지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이어질 수 있다.

요통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추나요법과 침치료가 있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충격에 의해 비뚤어진 근육과 인대 등을 밀고 당겨 위치를 바로잡는 수기요법이다. 통증의 원인인 척추 불균형을 올바르게 바로 잡아 근본적인 치료가 이뤄지는 장점이 있다.

이어 침치료는 딱딱해진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는 데 효과적인 비수술 치료법이다. 실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그 치료효과가 과학적·객관적으로 입증됐다. 연구팀은 침치료가 환자의 요추 수술률을 36% 가량 낮추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60~70대의 경우 요추 수술률은 50% 넘게 줄어들었다.

엉덩방아로 생긴 요통을 단순히 파스나 진통제 등의 자가 처방으로 버티다 오는 환자들을 많이 본다. 가벼운 요통을 간단히 넘길 치료법이 있음에도 병을 키우다 오는 경우들이라 안타까움이 크다.
일상에서 넘어지는 사고는 내가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많이 일어난다. 그들에게 조언을 건네보자. 혹시 모르니 가까운 병원을 찾으라고 말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을 필요는 없다.

분당자생한방병원 김경훈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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