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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하락 전망에도 서학개미는 '줍줍' [해외주식 인싸이트]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2 18:00

수정 2022.02.22 18:00

JP모건 "기술주 여전히 비싸"
개인 투자자들 저점매수 노려
삼성證 '美 주식 주간거래' 급증
美 증시 하락 전망에도 서학개미는 '줍줍' [해외주식 인싸이트]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움직임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 기술주가 급락한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높다며 기술주의 추가 하락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서학개미들(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은 미국 기술주 상승을 전망하고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상품 매수에 나서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미 나스닥지수는 연초 대비 14.4% 하락했다.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가 나타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중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에는 16.4% 빠졌다.

특히 매출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기술주들은 코로나19 발생 직후 당시보다 주가가 더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의 지난 7개월간 주가 하락폭은 66%에 달한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증시가 급격히 무너졌던 2020년 2~3월 하락폭(31.2%)의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페이팔은 지난 3일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부진과 수익성 하락, 법인세율 상승 효과로 인해 올해 주당순이익(EPS)을 24% 하향했다. 올해 매출액은 296억달러, 영업이익은 67억달러로 예상했으며 이는 모두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수치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플랫폼과 넷플릭스, 트위터 등 다른 기술주들도 코로나19 초기보다 주가가 더 크게 빠졌다.

이에 대해 월가 거물들은 주가 하락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추가 하락을 경고하고 있다.

미 투자전문조사업체 뉴컨스트럭츠의 데이비드 트레이너 최고경영자(CEO)는 "기술주 가운데 합리적으로 가치있고 수익을 내는 기업이 많은 반면 위험할 정도로 과대평가돼있고 수익성이 없는 기업들도 많다"고 말했다. JP모건 역시 "성장 기술주가 지난 6개월 동안 급락했음에도 여전히 비싼 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정점 이후 핀테크 기업들은 주식가치가 40% 하락한 반면 마땅한 수익을 내지 못한 다른 기술 기업들은 평균 30%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고 추산했다.

반면 서학개미들은 미 기술주 상승을 예상하고 기술주 저점매수에 나서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2월 14~19일)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1위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상장지수펀드(ETF)였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는 1억349만달러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는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미국 증시 우상향 지속에 공격적으로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이 운영 중인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에는 이날 평소보다 3배 많은 거래가 몰렸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총 314억9000만원의 거래 금액이 발생했다. 이는 일평균 거래금액 2.9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시간당 평균거래 금액도 이전 대비 4배에 달한다.

특히 이날은 기존의 지점 PB창구를 통한 주문보다 온라인 주문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 10거래일 동안은 오프라인이 64.1%였으나 이날은 온라인이 67.9%로 더 많았다.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하고 있는 종목은 애플(37억567만원), 알파벳A(31억7585만원),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상장지수펀드(ETF)(28억8155만원), 테슬라(23억4476만원), 엔비디아(21억1702만원) 순이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이날 정오까지 순매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가장 많이 매도하고 있는 종목은 테슬라(13억2190만원), 애플(8억6074만원), 루시드그룹(6억5484만원), 엔비디아(5억9176만원), SPDR S&P 500 Trust ETF(5억4650만원) 순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이슈가 미국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선매매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투자자들은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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