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강북구 30년 기부천사 알고보니, '철수와 영이' 김태형 화백 아들

뉴스1

입력 2022.02.28 17:35

수정 2022.02.28 17:35

고(故) 김태형 화백의 '철수와 영이' 삽화 한 장면 © 뉴스1
고(故) 김태형 화백의 '철수와 영이' 삽화 한 장면 © 뉴스1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서울 강북구에서 30년 넘게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낸 이비인후과 원장 김모씨가 교과서의 '철수와 영이' 삽화를 그린 고(故) 김태형 화백의 아들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28일 강북구에 따르면 수유동에서 1983년부터 이비인후과 의원을 운영해 온 김모씨는 이번 겨울에도 구청에 성금 1000만원을 기부했다.

김 원장은 해마다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이 시작되면, 강북구 복지정책과를 방문해 조용히 성금을 놓고 간다.

구는 "(김 원장은) 30년 넘게 이어온 자신과의 약속이라며, 얼마 안 되는 금액이지만 어려운 분들을 위해 써달라고 할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번에도 성금을 기부하면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 사정이 힘들어졌지만, 그나마도 이웃분들 덕분이라며 오히려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주위 이웃을 위한 배려와 봉사정신을 선친으로부터 배웠다고 한다.


그의 부친은 1948년부터 국정교과서 편찬위원으로 활동하며, 1980년대 초까지 약 30년 동안 초등학교 교과서 삽화를 그린 고 김태형 화백(1993년 작고)이다.

최근 오징어게임으로 더 유명해진 '철수와 영이' 삽화가 바로 김 화백의 작품이다.

김 화백은 국민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말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2016년에는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에서 김 화백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시회가 열렸다.

김 원장의 기부가 뒤늦게 알려진 것은 김 원장이 자신의 이름과 선행을 알리는 것을 극구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다만 구를 통해 "정겹고 훈훈한 그림들을 통해 당시 국민들과 그 시절 교육을 받으신 분들의 마음에 따뜻함과 위안을 드렸던 선친의 뜻을 이어, 저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기부를 지속하고 싶다"며 선행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최근 코로나로 더욱 어려워진 여건 속에서도 변함없는 사랑을 실천해 주고 계신 김 원장, 그리고 부친께도 감사드린다"며 "이렇게 모인 정성들이 어려운 이웃들에 고스란히 잘 전달돼 희망의 싹이 될 수 있도록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북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간 추진했던 2022년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사업을 통해 약 9억6000만원의 성금과 물품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