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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공포 엄습, 마지막 연락일까 무섭다"…우크라인이 전하는 현지 상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중구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즉각 중단, 평화적 해결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2022.2.28/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중구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즉각 중단, 평화적 해결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2022.2.28/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박재하 기자 = "가족들이 키예프에 있는데 다행히 아직은 매일 연락 중이지만, 마지막 연락일까봐 너무 무섭다"(재한 우크라이나인, 20대 여성 아나스타샤)

"러시아 군인이 군인인지 알아보지 못하게 민간인 옷을 입고 돌아다닌다고 한다. 일반 사람들을 공격해서 많이 죽고 있다"(재한 우크라이나인, 33세 여성 줄리아)

1일 만난 재한 우크라이나인 4명은 "가족들의 안전이 너무 걱정된다"며 "한국도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우크라이나에 지원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피난을 가지 못하고 아직 우크라이나에 가족들이 있다는 이들은 미사일 공격 소식을 뉴스로 접할 때마다 전화해 가족들의 안전을 확인한다고 한다.

한국에 유학을 와 성균관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나스타샤는 "지금 우크라이나엔 수천명의 사람들이 집을 잃고 가족을 잃는 비극 속에서 살고 있다"며 "전쟁이 시작된 24일부터 4일 내내 지하에 숨어있다"고 전했다.

그의 가족은 대규모 교전이 일어나고 있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있다고 한다. 아나스타샤는 "전쟁이 시작된 날 러시아 미사일이 집 근처에 떨어져 온 가족이 새벽 5시에 깨 하루종일 두려움에 떨었다고 한다"며 "가족들과 다행히 연락은 되고 있지만, 이 연락이 마지막이 될까 봐 너무 무섭다"고 울먹였다.

한국에 온 지 10년 됐다는 줄리아의 어머니는 우크라이나 동쪽의 시골 지역에 피난을 떠났다고 한다. 전쟁 발발 전 서쪽 폴란드 국경지역으로 이동하라고 어머니께 말했지만 당시에는 '정말 전쟁이 일어날까'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줄리아는 "동쪽에서 서쪽까지 하루 이상 걸리는데, 지금은 가고 싶어도 위험해서 가질 못한다"며 "다들 미사일 공격을 피해 지하층에 숨어있다고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제 막 우크라이나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신생아들도 엄마, 아빠보다 '대피하라'는 말을 먼저 배운다고도 했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도 '대피하라'는 말을 알아듣고 숨는다고도 했다.

재한 우크라이나인 소피아(23·여)는 "가족이 강아지를 키우는데 '대피하라'는 말을 알아듣고, 대피 명령이 떨어지면 강아지도 바로 숨는다고 한다"며 "갓난아이들도 엄마, 아빠라는 말보다 '대피하라'는 말을 먼저 배운다고 한다. 너무 끔찍하고 슬프다"고 했다.

재한 우크라이나인 빅토리아(22·여)는 매일 가족들에게 연락해 안전을 확인한다. 빅토리는 "가족들이 이젠 폭격소리가 너무 익숙해서 아무렇지 않다고 한다"며 "안전한 걸 확인하면 다행이면서도 너무나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총을 잡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같이 싸우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한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 참여는 물론 구호물품 지원도 희망했다.

소피아는 "유럽, 미국 등 많은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한국 정부도 똑같이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에 대한 외교적 단절도 필요하다. 민간인에 대한 구호물품과 의료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줄리아는 "러시아의 수입 차단뿐만 아니라 출입국도 막아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엔 약과 방탄복 등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재한 러시아인인 카타리나(20대·여)도 "러시아에서 내가 알고 지내는 모든 러시아인들은 이 전쟁을 반대한다"며 "한국 정부가 러시아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했으면 좋겠다.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의 제재를 지지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