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文대통령 "日 역사 직시하고 겸허해야…대화 문 열어둘 것"

한일 양국 협력 미래세대 위한 책무
대화·외교로 한반도 평화 이룰 것
신냉전 우려 커져…우리 역사 우리가 주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2.03.01. bluesoda@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2.03.01. bluesoda@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울=조은효 특파원 서영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임기중 마지막 3·1절을 맞아 일본 정부를 향해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며 "한때 불행했던 과거로 인해 때때로 덧나는 이웃 나라 국민의 상처를 공감할 수 있을 때 일본은 신뢰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거행된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한일관계를 넘어서 일본이 선진국으로서 리더십을 갖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 양국의 협력이 미래세대를 위한 현세대의 책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선조들은 3·1 독립운동 선언에서 묵은 원한과 일시적 감정을 극복하고 동양의 평화를 위해 함께하자고 일본에 제안했다"며 "지금 우리의 마음도 같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은 지금,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한때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지역의 평화와 번영은 물론 코로나와 기후위기, 그리고 공급망 위기와 새로운 경제 질서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 과제의 대응에 함께하기 위해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했다.

북한을 향해서는 대화를 통한 평화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출범 당시의 북핵 위기 속에서 극적인 대화를 통해 평화를 이룰 수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의 평화는 취약하다. 대화가 끊겼기 때문이다. 평화를 지속하기 위한 대화의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전쟁의 먹구름 속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를 꿈꾸었던 것처럼 우리가 의지를 잃지 않는다면,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반드시 이룰 수 있다"며 "우리는 100년 전의 고통을 결코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평화를 통해 민족의 생존을 지키고 민족의 자존을 높이고 평화 속에서 번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신냉전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우회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힘으로 패권을 차지하려는 자국중심주의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신냉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에게는 폭력과 차별, 불의에 항의하며 패권적 국제질서를 거부한 3·1독립운동의 정신이 흐르고 있다. 3·1 독립운동의 정신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본 언론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3.1절 기념사에서 위안부·징용 등 한일 현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기본적인 입장 표명에 그쳤다고 반응했다.

교도통신은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식 연설에서 "일본이 선진국으로서 리더십을 가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그러기 위해서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웃 나라 국민의 상처를 공감할 수 있을 때 일본은 신뢰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당부를 함께 소개했다.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신문 역시 일본을 향해 역사를 직시하고 겸허해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을 주목하며, 징용·위안부 소송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징용 재판에 따른 일본 기업 자산 압류, 위안부 재판과 관련된 언급이 없었다면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제안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문 대통령이 한일 양국의 현안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5월에 퇴임할 예정으로, 이달 9일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