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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 증시에… ELS 투자자 손실 공포 '덜덜'

주요 지수·종목 주가 하락 탓
원금 손실 한계선 터치 증가세
홍콩H지수 7900선까지 밀려
81억원어치 녹인배리어 진입
살얼음판 증시에… ELS 투자자 손실 공포 '덜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글로벌 주요 지수가 하락하고 주요 종목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녹인 배리어(원금 손실 한계선)를 터치한 ELS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채권평가업계에 따르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연계 ELS 중 81억원 상당의 ELS가 녹인 배리어를 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콩H지수 연계 녹인형 ELS 잔액은 9조3084억원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1차 조기 상환 기준은 발행 당시 기준가의 85~95% 수준에서 결정된다. 따라서 중간평가 당시에 기준가의 85%를 하회하면 대부분 조기상환이 어렵다고 결론 지어진다. 향후 홍콩H지수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투자자 불안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홍콩H지수는 지난해 2월 1만2200선을 넘나 들었으나 현재 790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ELS는 통상 한개 내지 두개 종목과 짝을 이뤄 발행된다. 홍콩H지수는 주로 코스피200, 유로스톡스50, S&P200 지수 등과 짝을 이뤄 발행됐다.

유로스톡스50 연계 ELS 에서도 20억원 상당이, S&P500 연계 ELS에서는 17억원 상당의 ELS가 녹인 배리어를 터치했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지난해 11월 4400선(종가 기준)을 넘기도 했으나 2월 중 3800선까지 내려오기도 했다. S&P500지수도 연초 4790선이었으나 2월 중 4200~4300선을 오가고 있다.

이처럼 시장 변동성이 커진 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빨라진 긴축 행보, 인플레이션 우려, 글로벌 공급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투심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종목형 ELS도 불안한 상황이다. 실제 서학 개미 열풍에 힘입어 인기 상품을 자리매김한 미국 반도체기업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연계 ELS 에서도 188억원 상당의 상품이 녹인 배리어를 터치했다.

AMD 주가는 지난해 11월 30일 장중 164달러선에서 거래되기도 했으나 올해 1월 중 99달러선까지 하락한 바 있다. AMD는 최근 1년 새 테슬라, 넷플릭스와 함께 ELS의 주요 기초 자산으로 자리 잡으며 인기 종목으로 꼽혀왔다.

ELS는 계약만기일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고금리의 이자를 주는 파생상품이다. 해당 지수가 녹인 배리어를 터치한 경우 투자자들이 만기까지 ELS를 보유해야 할 가능성이 높고, 만기가 되더라도 원금손실이 날 우려가 커진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각국 지수가 동일한 방향으로 하락하는 경우 지수형 ELS 운용손익이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증권의 경우 ELS 운용 손익 악화 등의 영향이 1·4분기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시 상황이 좋지 못하면서 ELS 발행도 크게 위축됐다. 올해 1월 ELS 발행액은 2조5386억원으로 지난해 1월 발행액(3조6366억원) 대비 1조원 넘게 줄었다. 올해 2월 발행 규모도 약 2조7409억원(2월 25일 기준) 수준으로 작년 동월(5조3693억원)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해 4·4분기 연계 지수 부진에 따른 ELS 조기 상환 실패 영향이 컸다.
조기상환 금액의 감소로 신규 발행에 투자하기 위한 재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ELS 조기 상환 가능 금액은 최대 13조6100억원이었지만 실제 조기 상환된 금액은 4조6400억원에 그쳤다. 결국 조기 상환 가능 금액에서 34% 정도만이 조기 상환에 성공한 것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