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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제재 폭탄 맞은 러… IFF "국가부도 선언 가능성 높아"

SWIFT 배제로 루블 가치 폭락
금리인상에 증권시장까지 정지
달러 발행 채권 디폴트 선언 가능성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측의 초고강도 금융제재에 대해 기준금리 2배 인상 등의 방어전에 나서고 있지만, 허약한 경제체질만 드러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각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배제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러시아 루블 가치는 미국 달러 대비 약 30% 폭락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서방의 제재로 루블 가치가 폭락하자 금리인상에 이어 증권시장까지 정지시켰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증권거래소의 주식시장과 파생상품시장을 개장하지 않았다. 같은 날 외부 제재에 대비해 2년 만에 처음으로 금 매입에 돌입했다. 이 같은 러시아의 방어에도 불구하고 서방의 금융제재에서 살아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서방의 경제제재가 계속될 경우 러시아의 국가부도 선언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글로벌 은행업계 로비단체 국제금융협회(IFF)는 이날 러시아가 달러로 발행한 채권에 대한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를 선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상했다.

IFF는 서방이 공조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이례적인 금융제재를 가하면서 올해 러시아 경제는 두자릿수대로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협회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절반이 자산 동결이라는 제재를 가한 국가들에 묶여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중앙은행이 루블화 폭락에 쓸 수 있는 달러 유동성 화력이 급격하게 줄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루블화 가치 폭락을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9.5%에서 20%로 전격 인상했다.

IFF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현지 예금자 보호를 최우선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보호 명단의 최말단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IFF의 엘리나 리바코바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기가 고조되면 디폴트와 채무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의 달러채권은 600억달러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이지만 디폴트는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고립되면서 서방의 투자자들은 쉴 새 없이 루블화 자산을 팔아치웠다.


IFF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추가 금리인상과 같은 조치들을 통해 금융시장의 안정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자본 흐름을 제한하는 방식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를 막기 위해 임시공휴일을 지정해 은행 문을 닫을 가능성도 있다고 IFF는 전망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