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잘 놀지는 못하겠지만, 설렌다"
"마스크·손씻기 잘하겠다" 의젓한 모습도
학부모들은 걱정 속 "돌봄 때문에 불가피"
2일 오전 제주시 월랑초등학교에서 만난 6학년 조현승 군은 "5학년 때 선생님으로부터 코로나19 때문에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복도에 나와서 놀지도 못 한다고 들었지만, 새로운 친구들과 열심히 공부할 생각"이라며 들뜬 감정을 내비쳤다.
제주지역 유·초·중·고 모든 학교에서 새 학기 전면등교가 시작된 2일 오전 찾은 제주시 월랑초등학교에는 설렘과 긴장이 공존했다.
학생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었지만, 오미크론 변이 여파로 제주에서도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명대를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매서워지면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불안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아침 기온이 3~5도까지 떨어지면서 다소 쌀쌀한 날씨를 보인 이날 아이들은 두툼한 외투를 껴입고 등굣길에 올랐다. 학생들은 무엇보다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서 개학이 반갑다고 했다.
4학년 박민지 양은 "개학을 하면 공부를 해야 하는 게 싫지만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웃어 보였다.
코로나19에 관해 묻자 학생들은 제법 의젓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 양은 "한 달 전 코로나19에 걸렸었는데, 크게 아프진 않았다"면서도 "다른 친구들이 걸리면 안 되기 때문에 학교에서 마스크를 잘 쓰고 손 씻기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3학년 장연수 양도 "방학 동안 혼자 공부하다가 친구들을 만나서 좋다"며 "엄마가 학교에서 마스크를 잘 쓰고 다녀야 한다고 하셨는데, 친구들과 내가 (코로나19에 감염돼서) 아프지 않도록 잘 쓰고 다니겠다"고 말했다.
반면 아이들과 함께 등굣길에 나선 학부모들은 방역에 대한 걱정과 함께 돌봄 문제에 대한 고충도 털어놨다.
사원증을 목에 건채 아이들을 배웅한 김모(43·여)씨도 "사실 저는 일을 하기 때문에 돌봄 문제가 가장 걱정이다"며 "학교에서 방역을 잘해줄 거라고 믿고, 요즘은 아이들도 개인 방역을 잘 지키기 때문에 (코로나19가)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학부모 권민영(45·여)씨도 "아이가 2학년에 올라가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 밖을 잘 안 나가려고 한다"며 "코로나19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는 상대적으로 중증 위험도도 낮다고 하니 친구들도 보고 선생님도 만나서 아이가 활기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날부터 새 학기 전면 등교수업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재학생 신규 확진율 5%', '재학생 등교 중지율(확진+격리) 20%'를 기준으로 원격수업 전환이 가능하도록 학사 일정을 운영한다.
이와 함께 '신학기 학교지원 긴급대응본부'를 꾸려 학교 현장 긴급방역과 원격수업 지원에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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