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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의 새벽을 깨운 빛의 붓, 천상에서 밝히소서"

뉴시스

입력 2022.03.02 11:20

수정 2022.03.02 11:20

기사내용 요약
2일 국립중앙도서관서 영결식 거행
이근배·김화영 추도사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영결식이 2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2022.03.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영결식이 2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2022.03.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한 시대의 새벽을 깨운 빛의 붓, 그 생각과 말씀. 천상에서 밝히소서"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영결식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엄수됐다.

시인인 이근배 전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은 이날 영결식에 참석, 추도사를 통해 "고 이어령 선생님 영전에 올린다"며 헌시를 공개했다.

그는 "분단의 나라에서 냉전의 벽을 깨뜨리는 서울올림픽의 한 마당을 가로지르는 굴렁쇠 소년은 바로 선생님의 모습이었고 새천년의 아침에 북소리로 띄운 해는 이 나라 5000년 역사의 눈부신 새 아침이었다"며 "선생님은 이 땅의 한 시대의 어둠을 새벽으로 이끈 선각이시며 실천가이셨다"고 고인을 기렸다.

또 "붓의 시대에서 오늘의 AI에 이르기까지 선생님의 혜안은 먼 미래를 앞서 내다보셨고 새 이론의 창출은 어김없이 실용화됐다"며 "대한민국 초대 문화부 장관으로 한예종을 비롯한 문화 대역사를 이루셨으며 20세기 한국의 뉴 르네상스를 떠받친 메디치로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하늘나라에 오르시어 이 땅의 한 시대의 정신문화를 일깨운 우주를 휘두르는 빛의 붓, 뇌성벽력의 그 생각과 말씀, 천상에서 더 밝게 영원토록 펼치옵소서"라며 추도사를 마무리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영결식이 2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치러진 가운데 황희 장관과 유가족 등 참석자들이 고인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2022.03.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영결식이 2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치러진 가운데 황희 장관과 유가족 등 참석자들이 고인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2022.03.02. photo@newsis.com
문학평론가인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도 추도사를 통해 "8순에 이르러 80은 막힌 것이 아니라 영원으로 뚫린 창이라던 선생님, 8자를 옆으로 눕히면 무한대의 기호 뫼비우스의 띠가 된다던 선생님이기에 90을 문턱에 두고 영원을 보려고 그리 서둘러 떠나셨나"고 애도했다.


김 교수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가만히 허공을 응시하다가 가셨다는 선생님, 죽음이 올 때는 고개 돌리지 않고 뜬 눈으로 정 대면하며 '거기에 있겠다'는 선생님이 가장 명철한 선생님답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평론가, 소설가 시인, 언론인, 문화기획자 보다 '선생님'으로 불리기를 좋아하셨던 우리 선생님. 말이 멈추었습니다.
침묵의 시간이 왔습니다. 죽음을 기억하는 일이 삶을 진정하게 사는 것임을 가르쳐 주신 선생님, 메멘토 모리. 이제 편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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