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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오미크론 속 첫 등굣길 학생들 "친구 만나서 좋아요"

뉴시스

입력 2022.03.02 12:21

수정 2022.03.02 12:21

기사내용 요약
학부모 대부분 전면 등교 환영하지만 일부 걱정의 목소리도
자가진단검사는 한 목소리로 "효과 없어", "아이 싫어해" 반대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전국적으로 개학이 시작된 2일 오전 울산 북구 농서초등학교1학년 신입생들이 첫 등교를 하고 있다. 2022.03.02.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전국적으로 개학이 시작된 2일 오전 울산 북구 농서초등학교1학년 신입생들이 첫 등교를 하고 있다. 2022.03.02. bbs@newsis.com

[수원=뉴시스]변근아 기자 = "친구들 만날 수 있어서 학교 오는 게 좋아요. 마스크는 꼭꼭 끼고 있으려고요."

2일 오전 9시 경기 수원시 동신초등학교 앞은 아이들의 활기 넘치는 목소리를 가득 찼다. 긴 겨울방학이 지나고 새 학기 첫 등교 날을 맞아 아이들은 교문 안으로 신나게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었다.

수원동신초는 우선 전 학년 등교수업 방침을 정한 상태다. 이날 기준 전체 학생 625명 중 코로나 확진 또는 격리로 등교하지 못한 학생은 41명으로 교육청 지침상 전면등교가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현재 도내 초·중·고교는 ‘전교생 3% 내외가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또는 ‘학년 또는 학급 내 확진, 격리 등 등교중지 학생이 15% 내외일 때’ 등 학교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면 교육활동이나 등교수업을 축소할 수 있다.

일부 엄마의 손을 잡고 등교한 아이들은 "마스크 꼭 끼고 있고, 손 많이 씻고"라고 당부하는 엄마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아는 친구의 얼굴을 보자 신이 난 듯 달려가기도 했다.

한 차례 재학생 등교가 이어진 뒤에는 1학년 신입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학교 측이 재학생과 신입생 등교 시간을 각각 9시와 10시로 분리해 진행하면서다.

반별로 시간을 나눠 도착한 신입생들은 교문 앞 학교에서 마련해놓은 팻말 앞에 남녀로 나뉘어 한 줄 서기를 한 뒤 반 전체 인원이 오면 담임의 인솔하에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수원동신초 1학년 신입생들이 교실에서 입학식을 하고 있다. 2022.03.02. gaga99@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수원동신초 1학년 신입생들이 교실에서 입학식을 하고 있다. 2022.03.02. gaga99@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학부모들은 "잘하고 오라"며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응원의 말을 전하기도 하고, 학교 건물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기도 하며 한참을 아이들한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코로나 상황이 불안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등교수업은 필요하다고 봤다.

4학년 자녀를 둔 최모(42)씨는 "걱정은 되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어 하고, 2년째 등교했다가 원격수업했다가 계속 바뀌니 오히려 규칙적인 습관을 기르지 못하고 있다"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학교는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윤모(41)씨는 "오히려 원격 수업으로 전환될까 봐 걱정했는데 등교수업이라 다행"이라면서 "오미크론은 감기 정도 수준이라고 해서 큰 불안감은 없지만 그래도 아이에게 마스크를 벗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일부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학부모 박모(40대)씨는 "코로나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원격 수업을 해야 한다. 주변 엄마들도 대부분 다 싫어한다"면서 "이렇게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관리도 안 되는데 확진되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그 가족도 학교에 나오지 않겠냐. 그럼 마스크 벗고 밥 먹고 하는 과정에서 애들 다 걸릴 수 있는 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눈치 보여서 말은 못 하는 상황인데 원격으로 다 돌린 다음 코로나 상황이 풀리면 등교수업을 하는 게 맞다"며 "아이가 걱정돼 이번 주는 밥도 먹지 말라고 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자가진단키트에 대해서는 대부분 한목소리로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학교 1학년 자녀와 초3 아이를 둔 학부모 천모(44)씨는 "의심 증상이 있으면 몰라도 매주 2번씩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큰 애는 몰라도 작은 애는 독감 검사를 받은 적이 있어서 그런지 코를 찌르는 것을 겁내 굳이 하고 싶지도 않다"며 "게다가 아이가 1~2학년 모두 코로나 시국에 학교를 다녀 학교 가는 게 익숙하지 않은데 좋아하지도 않는 코 찌르는 검사를 해야만 학교에 갈 수 있게 된다고 하면 이제 학교도 가기 싫어할까 봐 오히려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이모(45)씨도 “최근에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한 적이 있어서 오늘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아이들도 아파하고 매주 2번씩 아이들에게 키트 검사를 하는 것은 무리”라고 입장을 밝혔다.


5학년 천모양도 “키트 검사할 때 코를 찌르고 하면 아픈 느낌이 있어서 기분이 좋지 않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학교 측은 자가진단검사는 권고하되 방역에 최대한 신경 쓰겠다는 입장이다.


수원동신초 관계자는 "자가진단키트는 매주 2개씩 학생에게 나눠줄 예정이지만 검사는 의무가 아닌 권고"라면서 "작년에는 한 달에 한 번 학교 전체 소독을 했다면 올해는 매주 학교 전체를 소독하고, 등교 시에도 열화상 카메라로 아이들 체온 측정하고 이상이 있으면 귀가 조처를 하는 등 아이들 방역을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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