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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IEA 회원국 방출 결정한 전략유는 무엇인가?

기사내용 요약
미국이 '오일 쇼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져
전략유 취지와 달리 정치적인 수단으로 변질
전문가 "전략유 방출 미봉책에 불과"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강당에서 경제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름값 고공 행진을 제어하기 위한 전략 비축유 방출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팬데믹에서 벗어나면서 필요한 공급 지원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전략 비축유를 방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1.11.24.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강당에서 경제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름값 고공 행진을 제어하기 위한 전략 비축유 방출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팬데믹에서 벗어나면서 필요한 공급 지원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전략 비축유를 방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1.11.24.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의 전략비축유(SPR)는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의 걸프만 해안 일대 4개 보안구역의 수십 개 지하 시설에 비축돼 있으며 현재 약 6억 배럴에 달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다른 30개 회원국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비축유 6000만 배럴을 공동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이중 절반은 미국의 전략비축유에서 나온다.

서방 국가들은 전략비축유 방출이 유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는 석유 수출을 중단하지 않았고 시장 분석가들도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비록 제한적인 수준이라도 원유 수출을 제한하기로 결정하면 국제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전략비축유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같은 시나리오에 대응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다.

◆전략비축유는 무엇인가

전략비축유는 1973년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이 미국 등 서방국에 대해 석유 금수 조치와 함께 원유 판매가를 대폭 올린 뒤 만들어졌다. 이스라엘과의 4차 중동전쟁에서 패한 아랍 산유국들은 전쟁에서 이스라엘 편을 든 미국 등에 대해 '석유 무기화' 전략으로 보복한 것이다. 이른바 1차 '오일 쇼크'다.

그 결과 석유와 휘발유 부족으로 에너지 가격은 급등했고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졌다.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지난 2009년 기록적인 수준인 7억2700만 배럴로 증가했다. 미국은 지난 10년간 저장량을 조금씩 줄여왔으며 그 과정에서 최대 용량은 7억1400만 배럴로 다소 감소했다.

전략비축유는 당초 에너지 공급난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휘발유 가격이 오를 때 화가 난 유권자들의 마음을 달래는 정치적인 수단으로 더 많이 활용돼 왔다.

예를 들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약 3.50달러에 거래됐을 때 역대 최대 규모인 전략비축유 5000만 배럴을 방출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지난 2011년에 전략비축유 3000만 배럴을 방출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도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걸프 해안을 강타하기 전 전략비축유 2080만 배럴을 공급했다.

◆전략유 방출 미봉책 불과
[에이펙스=AP/뉴시스]12일(현지시간) 미 노스캘롤라이나주 에이펙스의 한 주유소에 주유하려는 차량이 길게 줄 서 있다. 해킹으로 미국 최대 송유 업체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송유 공급이 일시 중단되면서 주유소에 기름이 떨어지는 등 대란이 일자 주정부와 연방정부 관리들은 대체 수송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21.05.13.
[에이펙스=AP/뉴시스]12일(현지시간) 미 노스캘롤라이나주 에이펙스의 한 주유소에 주유하려는 차량이 길게 줄 서 있다. 해킹으로 미국 최대 송유 업체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송유 공급이 일시 중단되면서 주유소에 기름이 떨어지는 등 대란이 일자 주정부와 연방정부 관리들은 대체 수송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21.05.13.
세계는 하루에 1억 배럴의 석유를 사용한다. 6000만 배럴은 많은 양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세계가 약 16시간 동안 소비하는 양이다.

RBC캐피털 마켓의 글로벌 에너지 전략가 마이클 트랜은 "결론은 이것(IEA 대책)이 시장은 안정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일종의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석유 투자자들은 미국 등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의 계획은 유가를 안정시키는 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1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0% 급등한 배럴당 105.14달러에 거래가 이뤄졌다. 2014년 7월 말 이후 7년7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4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약 8% 올라 배럴당 105.40달러에 거래됐다.

미즈호 증권의 로버트 요거 에너지 선물담당 이사는 "전략비축유를 대량 방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11월 기록적인 물량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했을 때 휘발유 가격은 약간 떨어졌고 이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미국인들이 여행을 할 수 없게 되면서 급락했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은 수개월만에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요거는 "우리는 전략비축유 5000만 배럴을 방출했고 시장은 마치 기차처럼 그것을 뛰어넘었다"며 "이번에는 다를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업계와 애널리스트들은 전략비축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과 같은 긴급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은 인정했다 국가안보 관련 공급 쇼크를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요거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략비축유 방출이 장기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 정부 통계를 보면 현재의 전략비축유 보유량은 지난 2002년 9월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루퍼인베스트먼트의 맷 스미스 매니저는 전략비축유 방출은 시장 관점에서 볼 때 호재임에 틀림 없지만 대가가 따른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미국이 전략비축유 방출을 발표할 때마다 나중에 사용할 수 있는 총알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s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