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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법·우크라 사태에 골조업계 갈등까지"…건설사 '삼중고' 골머리

인천의 한 공사현장. (자료사진) 2022.1.2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인천의 한 공사현장. (자료사진) 2022.1.2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건설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수급망 불안이 가중되며 원자재값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철근·콘크리트 업계가 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공사중단에 나서면서 갈등은 가시화됐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더해지며 위기감은 날로 높아지는 상황이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철근콘크리트연합회 산하 184개 골조 공사업체 중 일부는 계약금액 인상 요구에 동의하지 않은 공사 현장에 대해 이날부터 '셧다운'(공사중단)에 들어가기로 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DL이앤씨 일부 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경기, 인천부터 부산까지 전국적으로 셧다운이 단행됐다.

연합회는 지난 21일 전국 100대 건설사와 중견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계약금액 20% 인상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철물 50%, 각재 및 합판 50% 등 자재비와 인건비가 급등했다는 이유다.

연합회는 "급격한 인상은 계약 체결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것이기에 금액 조정이 절실하다"며 "경영 위기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주 대한전문건설협회가 중재 성격의 간담회까지 마련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결국 갈등은 공사 중단까지 치닫게 됐다.

사태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대부분 종합건설사들이 공사 금액 인상에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실제로 공사가 중지될 위기에 처하자 뒤늦게 협의에 나서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한 연합회 관계자는 "공문에 회신하지 않았던 곳에서도 정작 현장에서는 협의하겠다며 우호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갈등이 건설 자재 전 분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이 훼손되면서 자재비가 크게 올랐는데,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겹치며 전세계 경제 불안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전세계 원유 10% 이상을 생산하는 산유국이며, 국내에서는 시멘트 원료인 유연탄의 러시아 의존도가 높다.


한 종합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이중고에 삼중고"라며 "올해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고려해야할 점이 많아졌는데, 자재비와 인건비 문제로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갈등이 벌어질 경우 장기적으론 업계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노무자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원자재값까지 폭등하면서 위험 부담에 따른 갈등 가능성이 곳곳에 산재한 상태"라며 "원자재 수입 다변화, 업체 부담 완화 등 측면에서 정부의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