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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EU '신속' 가입, 왜 멀고 어려운가

기사내용 요약
우크라·EU 의지 속 외신들 "쉽지 않아" 평가
NYT "통상 10년 이상…대기 중인 후보국도 있어"
"만장일치 찬성, 자국법 조정, 현안·피로감도 난제"
"푸틴 침공 의도와 반대로 흐르는 건 분명"
EU 일부국·의회 지지 속 신속 가입 당위성도
[브뤼셀(벨기에)=AP/뉴시스]유럽의회 의원들이 1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을 들은 후 기립 박수를 치고 있다. 2022.03.01.
[브뤼셀(벨기에)=AP/뉴시스]유럽의회 의원들이 1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을 들은 후 기립 박수를 치고 있다. 2022.03.01.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의 유럽연합(EU) 가입 현실화 가능성이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신속한 가입은 쉽지 않을 것이란 외신들의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우선 이 문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유로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의 EU 가입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그들(우크라)는 우리에 속해 있다. 그들은 우리 중 하나이며, 우리는 그들이 가입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도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통화에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확인하며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 발 더 나아가 다음날 EU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고, '연대'를 호소하면서 '패스트 트랙' 특별 절차를 통해 신속하게 가입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불가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 EU 8개국은 이를 지지하는 연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국가는 "우크라에 즉시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고 관련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의회도 1일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럽의회 의원 637명이 찬성했다. 결의안엔 러시아에 대해 '보다 강력한' 제재를 가하도록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우크라의 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오랜 숙원이다. 나토는 군사 동맹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의 가입을 사활을 걸고 반대하고 있는 만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 받지만, 현재 분위기 상 EU 가입 논의는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신들이 신속 가입에 비관론을 제기하는 것은 가입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한다는 점 등 때문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우크라가 EU 회원국이 되는 길은 왜 멀고 어려운가' 제하의 보도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발언은 대체로 상징적이었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열망이 조만간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며 그 이유를 분석했다.

NYT는 폴란드가 1994년 공식 신청한 뒤 실제 가입한 것은 그로부터 10년 뒤인 2004년이었다며 "EU 가입은 10년이나 걸릴 수 있는 수고스럽고 힘든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가입을 위해선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하며, 8만 페이지에 달하는 EU의 규칙과 규정을 채택해 (신청국의) 정치·사법·경제 시스템이 (EU와) 양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EU의 한 고위 관계자는 EU 집행위원회가 한 국가의 신청을 평가하는데 18개월이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몇 년 만에 신속 가입한 선례가 있지만 그것은 드문 경우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알바니아, 보스니아, 세르비아 등 다른 공식 후보국들이 여전히 승인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는 점도 어려운 요인으로 꼽았다.

우크라는 아직 가입 후보국 지위도 얻지 못한 상태로, EU와 협력협정(EUAA) 체결국으로 있다.

이 외에 EU는 경제위기와 브렉시트, 코로나19 팬데믹 등 굵직한 현안과 헝가리의 EU 조약 위반 등에 대한 피로감도 갖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의 EU 가입 절차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나토 및 EU와 더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는 푸틴 대통령이 무력을 통해 우크라를 자국 영토로 되돌리려는 시도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유로뉴스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의 EU 가입을 지지했지만 신속하게 가입될 것이란 암시는 주지 않았다"고 했고, CNN도 "EU 회원국이 되는 것은 복잡한 절차이며 우크라는 현재 공식 후보국도 아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키예프=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2022.02.27.
[키예프=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2022.02.27.


다만 EU 회원국들이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 '비상 상황'에서 EU 차원의 보다 '명분 있는' 지원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도 그 당위성을 더한다.

최근 EU가 우크라에 무기 구매 등을 위한 자금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경우만 봐도 회원국이 아닌 '제3국'에 대해선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 우크라가 이미 회원국이었다면 이 결정은 좀 더 명분 있고 빠르게 이뤄졌을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