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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1시간 노동에 80㎏ 배송도 다반사 [중노동 시달리는 마트 배송기사 (上)]

하루 11시간 노동에 80㎏ 배송도 다반사 [중노동 시달리는 마트 배송기사 (上)]
대형마트 온라인배송기사들의 업무 강도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다. 배송 전 긴 대기 시간과 배송기사 1명이 소화해야 할 상당한 배송량 등이 주원인으로 지적된다.

■"물품 나오기까지 2시간 걸리기도"

2일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한국안전경제교육연구원에 위탁해 수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트배송기사 하루평균 근무시간은 11시간에 달한다. 연구원이 대형마트 3개사 배송기사 1명씩 총 3명을 관찰·면담한 결과다. 일일 근무시간은 △A사 11시간11분 △B사 10시간43분 △C사 10시간52분으로 나타났다. 주 6일 일하는 이들의 월평균 근무 일수는 25일이다.

장시간 노동의 주원인으로는 상온, 냉장, 냉동 등으로 구분지어 포장되는 방식 때문에 길어지는 배송 전 대기 시간이 꼽힌다. 또 일반택배와 달리 마트배송은 각기 다른 주문 상품이 한 상자에 포장돼야 해 모든 물품이 담길 때까지 대기해야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다. A마트의 한 배송기사는 "출근시간과 상관없이 물품이 나오기까지 대기 시간만 2시간에 이른다"고 했다. 정해진 시간에 할당량만큼 배송을 마쳐야 하는 특성상 결국 긴 대기 시간은 배송 업무 강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기 시간도 배송 업무 시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대기가 길어질수록 짧은 시간에 고강도로 일해야 하는 상황은 반복된다. 이에 배송기사들은 계약상 담당 업무가 아니라도 포장 작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잦다. 담아야 할 물품은 너무 많은 반면 마트 포장 담당 직원 수는 적기 때문이다.

백희정 중앙대 간호학과 교수는 "이들은 택배기사와 마찬가지로 물품을 인수해 집 앞에 가져다주는 배송이 업무인데 포장 분류까지 같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80㎏ 물품… 승강기 없는 곳도"

1회당 과도한 배송량도 마트기사 업무 부담을 늘린다. B사 기사는 "물 2L 6개입 한 묶음 12.5㎏, 낱개 탄산음료 추가, 쌀 한 포대 20㎏ 등 한데 모이면 한 집에 배송되는 물품 무게가 80㎏이 되는 것은 흔하다"며 "고중량 물품을 배송하면서도 엘리베이터가 없는 배송지가 많아 등짐을 지거나 양손에 들고 5층을 걸어 오르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 "무게도 무게지만 부피 제한이 없어 물량이 한 차에 도저히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탑차 위(지붕)에 잔여 물품을 싣고 달리기도 하는데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정해진 시간 내 물량을 소화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배송 전 장시간 대기와 과도한 배송량 등은 건강 악화로 이어진다. C사 기사는 "배송차량들이 냉동차라 물품을 모두 실을 때까지 차량을 공회전시킨다"며 "차 20대가 다 시동을 걸어놓으니 기관지에 문제가 안 생길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기사들에게는) 근골격계 문제가 가장 많다"며 "허리, 다리, 관절 다 상해 모두 병원에 다닌다"고 강조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