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우크라군, 요충지 방어 필사적…2차 휴전협상 새벽 개최(종합4보)

뉴스1

입력 2022.03.02 23:28

수정 2022.03.02 23:37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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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포격으로 주거용 건물이 피해를 입은 모습. 2022.02.26/news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포격으로 주거용 건물이 피해를 입은 모습. 2022.02.26/news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인 헤르손에 러시아군 공격으로 주유소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2022.02.25/news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인 헤르손에 러시아군 공격으로 주유소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2022.02.25/news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달아난 우크라이나인들이 슬로바키아 우블라에 도착한 모습. 2022.02.26/news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달아난 우크라이나인들이 슬로바키아 우블라에 도착한 모습. 2022.02.26/news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2022.3.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2022.3.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주일째로 접어든 2일 우크라이나 현지 시간으로 오후 4시(러시아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가운데, 동북부 벨라루스 국경 인근의 제2도시 하르코프(하르키우)와 남부 해안도시 마리우폴·헤르손에서 격전이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비상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민간인 누적 사망자는 2000명을 넘어섰다. 교통시설과 병원, 유치원, 주택 등 건물 수백 채가 파괴됐다. 그럼에도 우크라 당국은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며 전의를 다지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양국 대표단은 현지 시간으로 2일 밤(한국시간 3일 오전) 2차 협상을 갖는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이 협상 개최에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인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대화 준비는 돼 있지만 러의 최후통첩을 받을 준비는 돼 있지 않다"는 의미심장한 언급을 남겨 귀추가 주목된다.

◇하르키우주(州) 이어 주도까지 진입한 러군…누적 사망 최소 25명



우크라이나 하리코프 지역 당국은 이날 오전 "지난 24시간 동안 발생한 포격으로 최소 21명이 숨지고 112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공수부대가 진입한 가운데, 병원도 공격받았다는 AFP 통신 보도도 나왔다.

러시아군은 곧 주도이자 제2도시 하리코프까지 진격한 것으로 보인다. 이호르 테레호프 하리코프 시장은 온라인 영상 성명을 통해 "공습 및 로켓포 공격으로 사망자 4명, 부상자 9명이 추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테레호프 시장은 "하리코프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도시다. 사람들이 러시아와 친척 관계이지만, 오늘날 러시아의 태도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면서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곤 예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완전한 파괴와 전멸,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이자,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우리 시는 러시아군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격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의회 의사당마저 러시아군이 발사한 순항미사일에 피격됐다는 발표도 이어졌다. 경찰청 청사 등 행정·입법기관 건물 다수가 공격을 받고 있다.

◇마리우폴 "14시간 쉼없이 공격…사상자 다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도 격전이 이어지고 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득세한 도네츠크주 최남단에 있는 도시로, 함락 시 동부전선과 크림반도 남부전선이 하나로 이어져 러군의 동남부 우위가 막강해진다. 양측이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이유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현지 생방송에 출연해 "14시간 끊임없이 지속된 러시아군의 맹공격을 막아내느라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적군은 민간인의 도시 탈출을 가로막는 데 필사적이었다"고 밝혔다.

마리우폴 인구는 약 50만 규모지만, 보이첸코 시장은 정확한 사상자 수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앞서 보이첸코 시장은 "주민들이 밤새 러군의 포격을 견딘 뒤 이날 128명이 입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보이첸코 시장에 따르면 마리우폴은 현재 물 공급이 끊겨 단수 피해도 겪고 있다.

◇오데사 '관문' 헤르손 시가전 지속…요충지 방어 필사적



우크라이나 현지 시간으로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8시)에는 남부 도시 헤르손에서 시가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측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내에 러시아 탱크가 진입한 모습도 공개했다.

앞서 이날 한때 러시아군은 헤르손 지역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 헤르손 당국은 러군이 도시를 포위하기만 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영국 국방부 역시 우크라군의 격렬한 저항과 병참 문제로 러군이 아직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다고 봤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측은 헤르손이 함락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위에 위치한 항구도시 헤르손은 헤르손주의 주도로, 흑해와 드니프로강이 만나는 요충지다.

아울러 헤르손이 함락되면 서쪽 아래에 있는 또 다른 항구도시이자 요충지인 오데사도 위험해지는 만큼,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 함락을 막기 위해 필사적일 것으로 보인다.

◇누적 사망 2000여명…난민 약 83만 6000명



우크라이나 비상대책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민간인 누적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어린이와 여성, 군인이 매 시간 목숨을 잃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 비대본에 따르면 교통시설과 병원, 유치원, 주택 등의 구조물 수백 채가 이번 공격으로 파괴됐다.

지난 일주일간 우크라이나 국경을 탈출한 난민 수도 83만5928명으로 집계됐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전날 오후 발표된 67만7000명보다 하루 사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인 약 45만 명이 폴란드에 입국한 것으로 UNHCR은 파악하고 있다. 이날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폴란드 총리와 통화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차 휴전협상 3일 오전 개최…우크라 "러 최후통첩 우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단간 2차 협상이 현지 시간으로 2일 열린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정확한 시간과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국 시간으로는 3일 오전 중 열릴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드미크토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대표단은 오후 늦게 협상장에 도착해 우크라이나 측을 기다릴 것"이라며 "오늘 밤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측에선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대통령실 보좌관이 현지 우크라이나-24TV에 출연해 회담 개최 사실을 확인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은 전했다.

앞서 양측은 지난달 28일 벨라루스 국경 인근에서 평화회담을 열고 개전 이후 첫 협상을 가졌다. 첫 협상은 5시간이나 걸렸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발표하지 못했고, 양측은 다시 만나 회담을 이어가기로 했다.

당초 러시아 측이 밝힌 회담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비(非)나치화'와 비무장인 반면, 우크라이나 측이 밝힌 목표는 즉각적인 휴전과 러시아의 철군이었다.

앞서 이날 오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포격 중단을 회담이 선결 조건임을 시사하면서 회담이 취소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지만, 예정대로 개최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측은 "대화할 준비는 돼 있지만, 러시아의 최후통첩을 받을 준비는 아직 되지 않았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협상 관련 러시아의 관심에는 서방의 대러 제재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측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는 서방국가들이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주기 위해 가하는 조치에 대해 신중하고 명확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U 러 은행 7곳 스위프트 배제 '발효'…기업들도 속속 사업 중단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은행 7곳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 스위프트(SWIFT)에서 배제한 제재 효력도 이날 발생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EU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제재에는 러시아 국책은행이자 제2은행 ΔVTB방크를 비롯해 Δ오트크리티예 Δ노비콤방크 Δ프롬스비아즈뱅크 Δ방크 로시야 Δ소브콤방크 Δ브네시코놈뱅크(VEB)가 포함됐다.

다만 스베르방크와 가스프롬방크는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는 EU 국가들이 러시아산 석유가스 대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스위프트에 남겨졌다고 AFP는 전했다.

기업들도 속속 러시아 사업을 접거나 축소하는 가운데, 독일 물류 대기업 DHL은 이날 러시아와 벨라루스 운송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인 전기전자기업 지멘스와 그 자회사 지멘스에너지도 러시아내 신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애플과 구글, 포드, 보잉 등 러시아에 등을 돌리는 기업은 점점 늘고 있다.

◇정의용 외교, 우크라 외교와 통화하고 "제재 적극 동참키로"



서방의 대러 제재에 다소 소극적이라는 국내외 비판을 받아오던 한국도 제재에 동참하기로 했다.


우리 외교부와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측에 따르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상대국 체류 국민 안전과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등을 논의했다.

특히 통화를 마친 뒤 쿨레바 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이 대러 제재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한국의 대러 제재 동참은 우크라이나 자유와 주권 수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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