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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놓고 엇갈린 시선… "주식분할 현명" vs "거품 우려" [해외주식 인싸이트]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9 18:13

수정 2022.03.29 18:13

2년만에 분할 추진에 8% 급등
다우지수 편입 땐 주가 부양효과
일각선 "펀더멘털 괴리 부추겨"
테슬라 놓고 엇갈린 시선… "주식분할 현명" vs "거품 우려" [해외주식 인싸이트]
미국 전기차회사 테슬라가 2년 만에 주식분할을 추진하면서 28일(현지시간) 주가가 8% 넘게 급등했다. 월가에서는 주가 부양을 위한 '현명한 전략'이라는 평가와 '거품만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테슬라는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하반기 열릴 예정인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발행주식 수 증가를 승인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분할 비율과 정확한 분할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이 소식에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81.20달러(8.03%) 폭등한 1091.8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식분할 추진은 지난 2020년 8월 기존 주식을 5대 1로 쪼갠 지 2년만이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테슬라의 주식분할 추진은 그동안 고공행진을 하던 주가가 올해 들어 주춤하는 가운데 내려진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테슬라 주가는 2020년 743.4%, 지난해 49.8% 급등한 바 있다. 반면 올들어서는 주식분할 추진 발표 직전까지 4.4% 하락한 상태였다. 주식분할은 기존 주식을 쪼개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주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새로운 투자자들이 유입되면서 주가를 밀어올리는 효과가 발생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주식분할 1년 후 해당 기업 주가는 평균 25% 상승해 시장 평균 상승폭(9%)을 크게 웃돌았다. 테슬라 역시 지난 2020년 8월 주식 분할 후 20일간 주가가 60% 폭등한 바 있다.

주식분할로 인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등에 편입될 경우에도 이를 추종하는 펀드들의 매수세가 잇따르기 때문에 주가 부양효과도 기대된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아마존, 구글, 애플에 이어 테슬라가 주식분할에 나선 것은 주가에 긍정적인 촉매제가 될, 현명하면서도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번 주식분할 추진이 테슬라 주가 거품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투자리서치사 뉴컨스트럭츠의 데이비드 트레이너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 주식이 펀더멘털과 완전히 분리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의심없이 테슬라를 매수하면서 주가에 거품이 만들어졌으며 이번 주식분할로 이같은 거품이 더 커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발표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미국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트레이너 CEO는 "전기 자동차 분야에서 테슬라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선도자) 이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며 "테슬라 주식이 랠리를 보이고 있을 때 매도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천슬라' 주가가 정당화되려면 연간 판매량이 1600만대 이상이어야 하지만 올들어서는 100만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중국 상하이 시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전면봉쇄를 단행하면서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 조업이 4일간 중단된 것도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상하이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1주일가량 생산을 못할 경우 1만7300대의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추정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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