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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리더는 항상 전전긍긍해야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07 18:27

수정 2022.04.07 18:27

[fn광장] 리더는 항상 전전긍긍해야
작년 말부터 지속해온 여론조사에서도 뚜렷한 승자를 확신할 수 없었던 20대 대선이 불과 0.73%포인트가량의 근소한 차이로 마무리되었다. 여러모로 기록적인 대선이었다. 역대 최소 득표율 차이였으며, 역대 최고 투표수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당선인은 정치무대에 이제 막 데뷔한 정치 신인이었다. 당선인의 지지자들은 환호했으며 당선인은 영웅으로까지 칭송받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박수쳐 줄 때가 바로 경계해야 할 때인 것이다. 성공은 때때로 화를 불러들이기에 성공했을 때는 더욱더 전전긍긍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영웅들이 큰 성공 이후 승리에 취해 화를 불러들이곤 했다.

태조 이성계는 1388년 위화도회군으로 최영 세력을 몰아내고 조정을 주도하기 시작한 이후 1392년 정몽주 세력과의 다툼에서마저 승리하며 결국 조선을 성공적으로 건국했다. 비록 전투의 귀재였으며 백성들의 영웅이었지만 변방 출신이란 꼬리표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일개 장군이 국가의 일인자로 등극한 것이다. 더는 그의 앞을 막을 장애물이 아무것도 남지 않았으니 개인으로서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성공이었다. 성공에 취한 이성계는 건국 직후 넘치는 자신감으로, 신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둘째 부인의 막내아들 방석의 세자책봉을 감행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다. 이는 나머지 여섯 아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왕자의 난으로 이어졌다. 두 차례 왕자의 난 이후, 이성계 자신의 권력이 한순간에 사라졌음은 물론이다.

태조 이성계의 일화에서처럼, 큰 성공은 경계하지 않으면 화를 불러들인다. 따라서 리더는 성공의 순간 자신을 경계해줄 장치를 마련해 옆에 두어야 한다. 지혜를 숭배하는 유대인들 사이에는 다윗왕의 반지라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유대의 다윗왕이 싸우는 전쟁마다 승승장구하며 이기던 어느 날 궁중의 세공인을 불러 말했다.

"나를 위해 아름다운 반지를 하나 만들어달라. 반지에는 내가 큰 승리를 거두어 기쁨을 억제하지 못하고 교만해지려 할 때 그것을 조절해줄 수 있는 글귀와 내가 큰 절망에 빠져 슬픔을 참지 못하고 낙심하게 될 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글귀가 포함되어야 한다." 세공인은 아름다운 반지는 만들었지만 어떤 글귀를 새겨야 할지 몰라 큰 고민에 빠졌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왕자들 중 총명하기로 유명한 솔로몬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솔로몬 왕자는 잠시 고민하더니 다음과 같은 글을 적어 주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

2020년 총선에서 총체적 난국을 겪었던 국민의 힘은 2022년 3월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며 성공을 이루었다. 승승장구하는 국민의힘에게 다윗왕의 반지는 솔로몬 왕자의 말을 전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

선거는 6월에도, 2년 후에도, 그 후에도 계속된다. 현명한 국민의 선택에 부응하는 지혜롭고 용감한 행보가 지속되어야 한다.
국익과 국민만을 바라본다는 신념에 국민이 호응한 것을 명심해야 한다.

권대봉 중부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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