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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과 해소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11 18:44

수정 2022.04.11 18:44

[fn광장]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과 해소
통상적으로 경제가 성장할 때나 기간에 따른 위험을 고려할 경우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다. 단기금리는 단기자금 수요에 따라 결정되는데, 잔존만기 2년 이내의 단기물 금리이다. 장기금리는 잔존만기가 3년 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3월 21일 10년물과 5년물 국채 금리가 역전됐으며 28일에는 30년물과 5년물이 역전됐다. 29일에는 장중에 일시적으로 10년물과 2년물 금리까지 역전됐고 4월 1일 이후 역전현상이 수일간 발생했다. 비록 일부의 견해이긴 하나 이 현상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했었다.


장단기 금리차가 마이너스로 역전될 경우 일정시차를 두고 경기침체가 찾아온다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채권 수익률 역전현상이 경기침체를 알리는 조기경보 신호임을 인정하더라도 논쟁은 있다. 경기침체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경기침체 시점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렵다. 예를 들어 2005년 8월 미국 3년물 국채가 5년물 국채 수익률을 상회한 이후 경기침체가 현실화된 시점은 2007년 12월이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주요 정책 입안자들은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 발생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주요 투자은행 역시 장단기 금리 차 축소에 따라 당장 경기침체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FRB는 오히려 연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 결과 4월 9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7%로 폭등했고,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은 해소되었다. 수급,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라 장단기 금리 역전도 발생할 수 있어 시장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와중에 주요 투자은행은 장단기 금리 차 자체보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한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주요 위험요인으로 내다봤다. 올해 중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대의 견해도 물론 있다. 골드만삭스는 2년물 국채수익률이 올해 말에 2.9%, 2023년 말 3.1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년물과 10년물 국채의 수익률 차는 연말까지 완만하게 역전될 것으로 보았다. 다만 이 현상을 경기후퇴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장단기 금리차 역전을 고려하지 않고 예정된 금리인상 스케줄을 이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당장은 우세하다. 일부에서는 러시아 사태와 글로벌 공급망 우려가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해 조정장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리가 미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상황이 한국의 경기침체 시그널로 이어진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Fed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본격화되고 금리 인상이 50bp 이상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해보자. 금리인상 수준이 향후 경기침체에 대응할 만큼 충분한 여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지금 금리의 급격한 인상이 괜찮아도 나중에도 괜찮을지는 장담하기가 어렵다.

조원경 울산시 경제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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