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S-Oil(에쓰오일) 주가가 올해 들어 최고 수준에 올랐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전날 1.42%(1500원) 오른 10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올해 최고가다.
◇국제 원유 가격 급등에 초반에는 주가 하락세
에쓰오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자 수혜를 얻고 있지만 처음부터 유가 상승 덕을 봤던 것은 아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주가 흐름을 보면 지난달 15일에는 올해 저점에 근접한 8만2600원으로 떨어졌다.
전쟁 여파로 원유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가 배럴당 130달러선까지 치솟자 '정제마진' 위축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석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가와 수송비 등을 뺀 값으로 정유사 수익을 결정한다.
석유제품 가격이 원유 급등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원유를 수입하는 에쓰오일로서는 수익성 저하 문제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졌다.
에쓰오일은 하루 66만9000배럴에 이르는 원유정제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출에서 정유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73.5%에 달한다.
지난달 중순 이후 국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선에서 오르내리며 고유가 흐름을 이어갔지만 급등세는 잠잠해졌고, 정유사들도 가격 전가에 나서면서 정제마진이 오르기 시작했다.
◇정제마진 상승 발판 삼아 실적 전망도 개선
KB증권에 따르면 1분기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2달러로 전분기 대비 2.2달러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제마진 개선 영향으로 주가도 지난달 중순 이후 꾸준히 상승해 11만원선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에쓰오일이 지난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상회하는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한국투자증권은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한 1조2560억원을 예상하면서 컨센서스를 20%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제마진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도 3000억원~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에쓰오일을 둘러싼 환경은 지난 1분기뿐 아니라 당분간 우호적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포함해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향후 6개월에 걸쳐 전략비축유 총 1억2000만배럴을 방출하기로 했지만 국제 유가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상승 압력이 완화되겠지만 원유 수급 여건이 빠듯해 하락 압력도 높지 않은 탓이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유 금수에도 나설 가능성도 계속 거론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배럴당 100달러 내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빠듯한 원유 수급에 내년까지 정제마진 강세 예상도
증권가에서는 에쓰오일을 단순히 국제유가 상승 수혜수로 볼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석유제품 수요 증가 대비 적은 정제설비 증설이 지속되고 중국 석유제품 수출 감소에 따른 역내 공급 축소가 예측된다"며 "2020년을 저점으로 2023년까지 정제마진 강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세계 정제설비 증설은 하루 129만배럴 규모로, 같은 기간 원유수요인 하루당 830만배럴 대비 크게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국제유가 움직임과 별개로 빠듯한 수급량이다. 내년까지 정제마진 강세가 점쳐지는 이유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투자기간을 넓히더라도 충분히 기업 이익 체력 수준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지난 14일 기준 에쓰오일의 3개월 평균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13만1389원으로 지난 1월 13만889원보다 올랐다.
다만 이달 이후 유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주가 흐름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대(對)러시아 제재로 원유 수급에 곤란을 겪는 유럽국가들이 친환경에너지 등 대체에너지 투자를 늘리면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극단적 가격은 중장기 수요의 근본적 대체로 이어질 수 있으며 유럽은 그 시기를 앞당길 수밖에 없다"며 "목표주가 상향에도 유가·마진 하향 안정화를 예상해 투자의견을 홀드로 유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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