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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핀테크 데이터전문기관 탄생에 대한 기대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27 18:00

수정 2022.04.27 18:00

[특별기고] 핀테크 데이터전문기관 탄생에 대한 기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가 가지는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혹자는 산업의 디지털 전환 국면에서 데이터가 가지는 중요성을 원유(原油)에 빗대기도 한다. 산업혁명을 이끈 원동력이 석유 자원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자원은 데이터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원유는 그 자체의 가치보다 이를 2차, 3차 가공처리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때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데이터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자원으로서 데이터의 특징 역시 이종결합과 가공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그 가치가 무궁무진하게 높아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금융위원회가 신용정보법을 개정, 민간기업에 데이터 전문기관의 문을 열어준 결정에 핀테크 업계의 관심이 높다. 데이터 결합 수요가 날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당국의 시의적절한 판단에 박수를 보낸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기업이 결합을 신청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결합한 뒤 정보 주체를 알아볼 수 없도록 익명·가명 처리해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데이터 전문기관이 되면 개개인의 금융데이터와 비금융데이터 2개 이상을 결합해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 직간접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금융소비자 편익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데이터 전문기관은 당국에서 제시한 전문성과 신뢰성, 개방성이라는 기준을 두루 충족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 보유량만을 의미함은 아닐 것이다. 특히 기관 규모는 다소 작더라도 데이터 결합과 가공이라는 데이터 전문기관 본업에 고도화된 전문성이 더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된다.

핀테크 업권에는 데이터 결합산업 태동기부터 데이터 개방·공유를 적극적으로 선도해 온 전문성 있는 기업이 다수 있다. 핀테크 업권의 데이터 전문기관 지정을 통해 기존의 데이터 독과점 현상을 완화하고 데이터 시장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

핀테크 기업들은 금융회사에 비해 보유한 데이터의 양은 적을 수 있지만, 그동안의 데이터 비즈니스를 통해 전문성과 신뢰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대다수 금융사와 전용선으로 연결돼 있어 안전한 데이터 송수신이 원활할 뿐 아니라 그간 쌓아온 데이터 활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는 보안성 또한 우수하다.

또한 시장 내 중립적 위치에 있는 핀테크 기업이 데이터 전문기관이 된다면 금융사 간의 데이터 개방 및 결합을 촉진하는 데 더 효과적일 것이다. 데이터를 보유한 금융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이 데이터 전문기관이 될 경우 자신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경쟁사에 공개하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데이터 결합이 활발하게 일어날지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핀테크 기업은 기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으며, 편리하고 혁신적인 콘텐츠를 저비용·고품질로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곧 데이터 전문기관의 목적인 효율적인 데이터 결합을 통한 금융소비자 편익 제고로 이어질 것이다.

새로운 데이터 전문기관에 혁신과 창의로 무장한 핀테크 기업이 포함돼 대한민국 데이터 산업의 혁신동력이 마련되길 바란다.
나아가 대한민국에도 미국의 플레이드와 같은 데이터 전문 유니콘 기업이 등장할 수 있길 기대한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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