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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팍스 원화마켓 재개… 가상자산거래소 4위 경쟁 본격화

정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1 18:19

수정 2022.05.01 18:19

은행 실명계좌 확보해 거래 숨통
5월 한 달간 수수료 제로 이벤트
"수수료 정책 재정비" 선전포고
은행의 실명계좌 확보에 성공한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가 원화를 기반으로 하는 가상자산 원화마켓을 다시 열었다. 지난해 9월 원화마켓 중단 이후 7개월여만이다. 고팍스는 다시 오픈한 원화마켓 안정화를 최우선에 두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개 거래소에 집중돼 있던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새로운 거래소가 진입하면서, 경쟁 가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 수수료와 가상자산 상장 등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도 시작됐다.

■고팍스 "시장 안정화 최우선 과제"

1일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는 지난달 28일 공지사항을 통해 "오랜기간 고팍스를 믿고 기다려주신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원화마켓 재개를 알렸다.
원화마켓 사용을 원할 경우 고팍스에 실명계좌를 제공하는 전북은행의 실명계좌를 등록하면 된다. 고팍스는 지난해 9월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사업자 신고를 앞두고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해 원화마켓을 닫고 비트코인으로 거래하는 비트코인(BTC) 마켓만 운영해왔다.

고팍스는 원화마켓이 중단돼있는 동안 가상자산 거래소에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한 고객확인제도(KYC)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 등 다양한 규제가 도입된 만큼, 규정에 따라 원화마켓을 안정화하는데 최우선 가치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고팍스 관계자는 "원화마켓을 재오픈하면서 바로 공격적인 경영을 하는 것보다는 원화마켓 안정화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이른바 '빅4' 중심으로 운영되던 시장에 새로 사업자가 추가되는 만큼 경쟁 가열은 불가피해졌다. 우선 거래소 4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코빗과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예상된다. 고팍스가 원화마켓 재개장과 함께 들고 나온 '수수료 제로 이벤트'가 그 출발점이 되고 있다. 원화마켓 재개 시점부터 5월말까지 1달여간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고팍스는 원화마켓이 중단되자 BTC마켓을 수수료 없이 운영해온 바 있다.

■수수료 인하·상장 등 경쟁 본격화

코빗도 앞서 수수료 체계에 변화를 줬다. 코빗은 최근 '메이커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즉시 체결되지 않고 오더북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주문인 '메이커 주문'에 대해 체결 금액의 0.05%를 원화로 교환이 가능한 포인트로 지급해주는 것이다. 메이커 주문에 대해 사실상 수수료를 기존 0.15%에서 0.1%로 낮추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코빗 관계자는 "타사에 비해 점유율이 낮은 편이다보니 회원 유치를 위해 수수료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고팍스는 수수료 정책 자체를 재검토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고팍스 관계자는 "수수료의 합리적인 수준을 놓고 고민중"이라며 "5월 중 새 수수료 체계를 공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수료는 0.05%~0.25% 수준으로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0.065%)나 주요 증권사 평균 수수료(0.04%)보다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거래소 이익의 대부분이 수수료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수수료 체계를 건드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점유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요소인 가상자산 상장을 놓고도 고팍스와 코빗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팍스는 당장 공격적인 가상자산 상장을 진행하지는 않겠지만 원화마켓 중단 기간 동안 미뤄졌던 상장은 진행을 한다는 입장이다.
고팍스 관계자는 "실명계좌 제공은행과 협의를 통해 미뤘던 가상자산에 대한 상장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빗도 최근 적극적인 가상자산 상장을 진행해 왔다.
코빗 관계자는 "지난해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수리 이후에 공격적인 상장 정책을 써왔다"라며 "지난해 초까지 30여개에 불과하던 가상자산을 101개까지 늘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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