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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시선] 새 정부, 위기 극복 해법은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8 18:54

수정 2022.05.08 21:37

[강남시선] 새 정부, 위기 극복 해법은
윤석열 정부가 10일 출범한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벌써부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부동산 규제 완화, 소상공인 손실보상, 사병 월급 등 당초 공약을 파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을 밟으며 인플레이션과 전쟁을 선포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충격파를 던졌다.

국내 기업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에 선을 그은 것은 다행이지만 향후 추가 빅스텝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미 연준의 통화 긴축정책은 글로벌 경기 침체 후 짧은 회복기를 거쳐 다시 침체기에 빠지는 '더블딥'과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진 바 있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문제다.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연준의 빅스텝이 이어질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무역적자는 올 들어 4월까지 누계 수출액이 사상 처음 2000억달러를 돌파했음에도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생긴 문제다. 원자재 수입, 특히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게 주된 원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 금리인상은 달러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원자재 가격을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또 그동안은 원화 약세(환율 상승)가 수출가격 경쟁력에 도움이 됐지만 미국 금리인상은 신흥국 내 투자자금 유출과 경기둔화로 이어져 우리 기업들의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기업들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한화그룹 사장단은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교란에 따른 안전재고 물량 확보, 환리스크 관리 등 경영 현안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한화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도 위기관리 전담팀 신설 및 강화, 신제품 출시 재검토 등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수립했다.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몰려오는 '퍼펙트 스톰'(대형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는 위기)을 극복하기 위한 해답은 기업에 있다.

기업들이 위기상황에서도 과감하게 선제적으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우리 경제가 버틸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반도체 등 핵심 전략사업 규제, 과도한 탄소중립 목표, 실효성이 떨어지는 중대재해법 완화를 비롯해 최저임금제 개선, 원전 활성화, 신산업 육성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아울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에 대한 사면복권을 통해 경제인들이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전임 정부와 차별화된 기업 프렌들리 전략으로 경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를 기대 해 본다.

hjkim@fnnews.com 김홍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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