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테헤란로

[테헤란로] 주인 바뀐 트위터, 美 중간선거 변수로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09 18:29

수정 2022.05.09 18:29

[테헤란로] 주인 바뀐 트위터, 美 중간선거 변수로
트위터를 440억달러(약 56조원)에 인수하게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관한 뉴스가 그치지 않고 있다.

평소 트위터광이었던 머스크는 트위터 이사회가 인수를 막기 위해 투여한 독약인 '포이즌 필'을 '해독'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지난주에는 19개 투자자들로부터 71억4000만달러(약 9조720억원)를 끌어들였다. 인수 절차를 거친 후 올 하반기면 트위터를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집스러우며 괴짜로 불리는 머스크가 기업인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를 간단히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머스크도 고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업자와 비슷한 수모를 겪었다. 머스크는 지난 1999년 자신이 공동창업한 온라인 은행 x.com에서 이사회와의 불화로 1년 뒤 퇴출됐으며 이러한 쓰라린 경험을 통해 자신이 벤처 사업을 직접 주도해야 한다고 깨닫게 된다.


머스크는 빌 게이츠나 래리 페이지 등 다른 빅테크 창업자들이 여러 변호사와 고문 등 전문가들과 상의해 계획을 세우고 경영을 했던 것과는 달리 자신의 판단이 100% 옳다고 생각할 때 베팅을 해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를 이끌어올 수 있었다.

머스크는 자신이 트위터를 인수한 가장 큰 목적은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면서 이전처럼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계정을 폐쇄시키지 않을 것이며 알고리즘도 공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계정도 남길 것이며 이번 인수에 반대하는 트위터 직원들이 계속 근무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부에서는 머스크의 인수에는 정치적인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도 의심하고 있다.

머스크 본인은 극우도 극좌도 싫다고 밝혔다가 최근에는 미국 민주당이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장악됐다고 비판해 정치색을 살짝 드러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지난 2016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가장 큰 정치적 변화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선 6개월 남은 미국 중간선거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주인이 바뀔 것이라는 뉴스 이후 공화당 정치인들의 트위터 팔로어가 급증하고 폐쇄됐던 보수 방송인들의 계정이 복구됐다.

반면 민주당 정치인이나 진보 방송 진행자들의 팔로어는 트위터를 대거 떠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등 미국 진보 진영은 멘붕 상태다.

미국 트위터 사용자는 뉴스의 3분의 2를 여기서 얻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트위터는 미국의 주류 언론과 경쟁하면서 독점을 하지 못하도록 힘을 발휘할 가능성도 보인다.

머스크의 앙숙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갑부가 커뮤니케이션을 조종하지 못하게 미국 정부가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하며 견제에 들어갔다.


과연 머스크가 약속처럼 트위터에서 제한 없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지, 또 이것으로 인한 부작용이 없을지 주목된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부 부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