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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위안, 끝없는 추락...자본유출 막는 추가 대응 나올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14 08:37

수정 2022.05.14 08:37

[파이낸셜뉴스]
중국 위안화가 13일(현지시간) 달러당 6.78위안을 기록했다. 약세가 지속돼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자본시장에 추가규제를 내릴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뉴스1
중국 위안화가 13일(현지시간) 달러당 6.78위안을 기록했다. 약세가 지속돼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자본시장에 추가규제를 내릴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뉴스1

중국 위안화가 추락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의 강력한 봉쇄정책이 통화가치 추락을 부르고 있다.


위안 그러나 하락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으로 며칠간 위안 약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중국 당국이 자본유출 추가 규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위안, 자유낙하
CNN비즈니스는 13일(이하 현지시간) 위안이 이날 2020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민은행(PBOC)이 환율을 통제하는 국내 외환시장 뿐만 아니라 중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역외 시장에서도 위안이 자유낙하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안은 이날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해 미국 달러당 6.78위안 수준을 기록했다.

위안은 지난 석달간 달러에 대해 약 7% 평가절하됐다.

4월에는 낙폭이 월간 기준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이때문에 4월 중국 외환보유액은 2016년 후반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위안은 지난해 가장 큰 폭으로 평가절상된 통화 가운데 하나였지만 코로나19 봉쇄 정책 충격으로 올들어 가치가 추락하며 입장이 뒤바뀌었다.

미 금리인상
위안 가치하락을 가중시키는 또 다른 배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력한 금리인상 드라이브다.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한 연준의 통화긴축이 달러가치를 20여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위안 뿐만 아니라 각국 통화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뒤 기자회견에서 0.75%p 금리인상,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배제했지만 6월과 7월에도 각각 0.5%p '빅스텝'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달러 강세 기조는 굳어졌다.

파월이 배제한 자이언트 스텝은 그러나 최근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되살아났다.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지속한다는 전제를 깔기는 했지만 물가가 안 잡히면 올 후반 0.75%p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발언들이 잇따랐다.

중, 봉쇄 강화
중국 위안 낙폭이 유독 큰 것은 중국 경기전망 후퇴와 강도 높은 봉쇄 후유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때문이다.

가장 최신 지표인 2월과 3월 통계를 보면 중국 채권에서 사상최대 규모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골드만삭스는 13일 "강달러, 중국 경제전망 악화, 미국과 중국간 금리 격차 축소 등이 위안 가치를 급속도로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위안 추락 배경인 봉쇄는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로 코로나19 정책을 변함없이 추진하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가운데 상하이, 베이징을 비롯해 최소 32개 도시가 봉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 충격은 거의 모든 산업에 미치고 있고, 경제 성장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봉쇄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상하이와 베이징 봉쇄는 더 강화됐다.

중국은 13일에는 불필요한 해외 여행을 금지했다.

PBOC, 시장 개입
올들어 위안 하락세가 심상치 않자 PBOC는 지난달 말 이례적인 행동에 나섰다. 은행들이 보유해야 할 외환준비금 비중을 9%에서 8%로 낮춘 것이다.

은행들이 외환시장에서 위안을 팔아 외환, 주로 달러를 사들여야 할 필요성을 낮춤에 따라 위안은 일시적으로 하강이 멈췄다. 그러나 오래 가지는 못했다. 곧바로 하락세가 재개됐다.

위안 약세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중국 제품의 수출 가격경쟁력을 높여 경기하강을 늦추는데 도움이 되기는 한다.

그러나 지금같은 급격한 하락세는 자본 이탈을 부르고, 투자자들을 패닉에 빠트리며, 경제 불안과 국제시장에서의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전망은 어둡다.

UBS는 위안이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추가 하락할 것이라면서 2020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도 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7위안을 상향돌파한다고 해도 여전히 위안 사상최저치 기록인 2005년 7월의 달러당 8.28위안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며칠이 흐름을 가를 중요한 고비라면서 위안 약세가 지속돼 통제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중국이 자본유출을 막는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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