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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42주년]<하>왜곡처벌법 2년째…진단과 방향은

기사내용 요약
"법, 사법적 처벌 근거 마련에 의미 깊어"
"왜곡 유포보다 단순 비방 사례 더 많아"
"한계 지적보다 새로운 보조수단 마련을"
"지속되는 왜곡은 국가 근간을 흔들어"

[5·18 42주년]<하>왜곡처벌법 2년째…진단과 방향은
[서울=뉴시스] 박태홍 기자 =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시민군과 계엄군 사이에서 유혈 충돌이 벌어진 1980년 5월 21일(부처님오신날) 봉축탑이 서 있는 전남도청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연일 민주항쟁 범시민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총탄에 찢기고 부서진 봉축탑이 그날의 혈전을 말해주는 듯하다. 박태홍 뉴시스 편집위원이 1980년 당시 한국일보 사진기자로 재직 중 5·18 광주 참상을 취재하며 기록한 사진을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에 즈음해 최초로 공개한다. (사진=한국일보 제공) 2020.05.17. hipth@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왜곡처벌법) 시행 2년째 실효성을 둔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는 가운데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5일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왜곡처벌법은 5·18과 관련한 사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거나 폄훼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법률로, 지난해 1월 5일부터 시행 중이다.

지난해말까지 모두 26건이 수사대상에 올라 관련자 11명이 검찰에 송치되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왜곡의 완전한 근절을 위해서는 "부족한 성과였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해당 법 8조의 예외사항인 '학문 연구 등을 위한 목적이 있을 경우 처벌하지 않는다'라는 규정이 발목을 잡는다는 이유다.

실제 지난해 3월 위덕대에 재직중이었던 한 교수가 수업 중 '5·18 북한군 침투설'을 주장하면서 왜곡처벌법 1호 대상에 오르는 듯 했으나 예외사항에 묶여 형사고발로 이어지진 못했다.

법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도 불구, 해당 법은 처벌 기준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법 제정 이전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기소됐으나 '특정인을 지목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처벌까지 이어지지 않았던 사례들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출간물을 통해 이뤄진 왜곡·폄훼·명예훼손 사례가 비일비재했던 만큼, 이를 저지할 수 있는 효과적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만원씨가 쓴 책 '무등산의 진달래 475송이 북조선 5·18 아리랑'의 경우 5·18을 연구·학술 목적이 아니라 폄훼와 비하의 목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문제가 돼 현재 관련 민·형사소송이 진행 중이다.

왜곡처벌법을 두고 상반된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학계에서는 해당법의 한계점을 지적하는 것보다 의의를 강조하면서 보조할 다양한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용수 한신대 석좌교수는 왜곡처벌법 시행으로 모든 폄훼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해선 안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실을 얼마든지 훼손시킬 수 있는 콘텐츠들이 범람하는 시대에서 법 제정만으로 왜곡 근절을 바랄 순 없다"며 "특히 단순 '비방성 내용'을 왜곡처벌법의 잣대에 비춰 처벌 대상에 들게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 비방성 내용에 대해 '5·18에 대한 왜곡 없이 실제 사건을 폄훼하는 사례'로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를테면 유공자들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일부 극우세력의 주장은 왜곡처벌법 대상에 들지 않는다. 이들의 행동은 단순혐오에서 기인해 사실관계 왜곡을 떠나 명예를 깎아내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직접 왜곡 수준이 아닌 단순 폄훼 사례가 더 많아 왜곡처벌법이 적용되는 분야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5·18 42주년]<하>왜곡처벌법 2년째…진단과 방향은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5·18민주화운동 40주기인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0.05.18.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서 왜곡처벌법의 보조수단으로 "폄훼세력의 근간이 왜곡된 정보를 접하는데 있는 만큼 5·18의 진실을 제대로 알리는 컨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폄훼세력의 주장이 인터넷 상에서 유포되지 않도록 정부나 유관기관이 포털 사이트와 SNS를 중심으로 한 감시 기능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역설했다.

이재의 5·18기념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지속되는 왜곡이 국가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계하면서 정부가 나서 대대적인 근절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왜곡에 대한 사법적 처벌 근거가 마련됐다는 선언적 부분에서 큰 의미가 있지만 국가가 법을 만들어두고도 방조할 경우 새로운 갈등을 조장하는 것과 다름 없다"며 "올바른 법 집행은 국민들로부터 인정받는 권위의 시작이고, 무수한 숙의를 거쳐 예외조항까지 만들어진 만큼, 법 시행이 흐지부지돼선 안된다"고 왜곡처벌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왜곡처벌법은 국가폭력의 반성이라는 토대 위에서 만들어진 법으로, 가벼이 여기는 풍토가 이어질 경우 국가 반성의 태도도 사라진다"며 "5·18이 한국 민주화의 중요한 분기점인 만큼 왜곡처벌법은 국가의 도덕적 결정체로 여겨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왜곡 근절을 위한 정부 의지는 헌법 전문에 반영돼야 하는 5·18정신과도 맞닿아있다"며 "국가의 도덕성 회복과 민주주의 완성의 다짐을 위해 새 정부가 의지를 보일 때"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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