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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오글거린 마술 주문이 통한 이유 [OTT 화제작]

뉴스1

입력 2022.05.15 07:01

수정 2022.05.15 07:01

안나라수마나라 스틸/넷플릭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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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스틸/넷플릭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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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스틸/넷플릭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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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스틸/넷플릭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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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언제부터 이 세상은 꿈도 규격에 맞춰 꿔야 하는 곳이 됐을까요? 인정받는 어른이 되려면 대체 어떤 자격이 필요할까요?"

지난 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를 향한 호평이 기대 이상이다. 국내에서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았던 뮤직 드라마라는 형식, 현실과는 거리가 먼 판타지 설정, 다소 오글거릴 법한 마술 주문의 장벽을 넘어야 하는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안나라수마나라'가 얻은 호평은 유의미하다. 작품이 전하고자 했던 또렷한 메시지가 시청자들에게도 뜨겁게 와닿은 덕분이다.

'안나라수마나라'는 하일권 작가의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으로, 꿈을 잃어버린 소녀 윤아이(최성은 분)와 꿈을 강요받는 소년 나일등(황인엽 분)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지창욱 분)이 나타나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뮤직 드라마다. '이태원 클라쓰' '구르미 그린 달빛' '연애의 발견'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김성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감당하기 버거운 현실에 처한 두 학생 윤아이와 나일등이 마술사 리을이라는 판타지적인 인물과 만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안나라수마나라'를 추동하는 힘이다.
극 초반 부모 없이 동생 유이를 보살피며 살아가는 가난한 고등학생 윤아이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며 앞만 보고 살아가야 하는 전교 일등 나일등이 지난한 현실에서 어떻게 벗어날지 시청자들도 그 판타지를 꿈꾸지만, 드라마의 끝에는 드라마의 메시지가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어떤 어른이 좋은 어른인가"라는, 드라마를 내내 관통하는 메시지는 윤아이가 겪고 있는 이 세상을 비로소 마주하게 만든다. 무책임한 부모 때문에 어린 동생을 돌봐야 하는 현실, 돈이 없어 집세도 내지 못하게 되자 아르바이트를 하는 편의점 주인에게 가불을 요청했다가 성추행을 당하고마는 현실, 나일등과 성적을 두고 거래를 했다는 진실을 이야기해도 부조리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은 윤아이의 삶을 더욱 불행하게 한다. 그에겐 이 현실이 모두 어른들로 인해 벌어진 현실이다.

검사인 아버지를 둔 덕에 부모가 깔아둔 안전한 아스팔트 길을 달리기만 하면 됐던 나일등의 삶도 행복하지 않다. 수학을 제외한 과목에서 모두 1등이지만, 그래도 모든 과목에서 완벽하게 1등을 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자신이 진짜 행복해지는 방법도, 진짜 꿈조차도 모른 채 살아간다. 그런 나일등은 윤아이를 좋아하고 있으면서도 전 과목 1등을 달성하기 위해 수학 1등인 윤아이에게 시험에서 일부러 틀려달라는 부탁을 하고 돈을 주는 거래를 하기에 이른다.

그런 두 사람과 만난 리을은 황홀한 마술로 그 버거운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그럼에도 윤아이는 "좀 더 생산적이고 더 보람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게 어떠냐"고 묻는다. 그런 윤아이에게 리을은 "나이가 좀 들어도 산타, 마술 이런 것 좀 믿고 좋아하면 안 되냐"고 웃지만 윤아이는 "아무런 고민도 책임감도 없으면서 산타니 마술이니 철없는 소리나 하는 것이 싫다"고 말한다. 윤아이 역시도 시청자와 마찬가지로 그의 마술을 의심하고, 정체를 궁금해하다 "지금 네게 필요한 건 네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라는 위로에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

리을이 "마음이 고장 났을 때 외우라"는 '안나라수마나라' 주문이 시작되면 극 초반 화려한 볼거리를 보여주는 마술 쇼가 펼쳐졌지만, 극이 전개되면서부터는 힘든 모두의 현실을 어루만져주는 위로가 됐다. 리을은 "하기 싫은 일도 하는 만큼 네가 하고 싶은 일도 하라는 것"이라며 잠시 자신을 짓누르던 고민을 잊어도 좋고 순수했던 어린 시절처럼 엉뚱한 짓을 해도 좋다고 말한다. 리을과 만남에도 슬픈 기억이 단번에 잊히거나 현실이 한순간에 뒤바뀌는 드라마틱한 다음은 없었지만, 두 사람은 전에 없던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나는 그냥 나 다워야 하는데"라는 윤아이의 고백은 초반과 달라진 변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비록 순간에 지나지 않는 쇼일지라도, 마술로 아이들의 현실을 위로해준 어른 리을로 인해 윤아이도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다. 아버지를 따라 법조인을 꿈꿨던 나일등은 자퇴를 결심한다. "꿈이라는 거 그냥 좀 없으면 안 되나? 꼭 뭐가 되기 위해 살아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꽃은 잘 닦인 아스팔트가 아니라, 울퉁불퉁한 흙에서 피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나일등은 "아저씨가 그랬듯 누군가에게 작은 기적을 선물하는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는 다짐도 전한다.

주연배우 최성은 또한 "드라마에 대한 호불호를 안다"고 말했을 만큼, '안나라수마나라'는 시청자들의 동심을 깨우기 위한 장치들이 외려 진입장벽이 될 수 있는 양면성도 지니고 있었지만 때때로 동심을 그리워하면서도 생산성이 없다 여겼던 그 순수한 마음을 애써 담아두지 않으려는 어른들에게 위로가 됐다.


메시지가 주는 힘을 입증하듯 '안나라수마나라'는 글로벌 차트에서도 순항 중이다.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서 '넷플릭스 오늘 전세계 톱10 TV 프로그램(쇼)' 4~5위를 수성하는 등 상위 순위에 랭크돼 있다.
해외 시청자들 역시 드라마가 진부하지 않았다며, 극이 전하는 메시지에 호평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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