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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수능 세계지리 오류…대법 "배상까진 안해도 돼"

기사내용 요약
세계지리 8번 문제 논란…법원 "오류"
정부, 성적 재산정 후 추가 합격 조치
응시생 일부 국가배상 소송 1심 패소
2심 "주의의부 위반" 원고 일부 승소
대법 "배상할 정도는 아냐" 파기환송

2013년 수능 세계지리 오류…대법 "배상까진 안해도 돼"
[서울=뉴시스]대법원. 2019.01.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수능 출제에 오류가 있었더라도 국가에서 정당한 구제조치를 시행했다면 배상 책임은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씨 등 94명이 국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2013년 11월7일 실시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에서는 세계지리 8번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이 문제는 유럽연합(EU·A)와 북미자유무역협정권(NAFTA·B)에 관한 옳은 설명을 모두 고르는 문제였다.

평가원은 이 문제의 정답을 2번으로 결정했다. 'B(NAFTA)가 등장하면서 맥시코에 대한 외국 자본 투자가 급증했다'와 'A(EU)는 B(NAFTA)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크다'가 정답이라는 취지다.

이에 일부 응시생들이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고, 행정소송 1심은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통해 다른 지문의 옳고 그름을 배운 평균 수준의 수험생은 2번으로 답을 고르기 어렵지 않다"고 봤다. 하지만 2심은 "재량권 범위 일탈"이라고 판단했고 이 판결이 확정됐다.

이에 정답을 2번이라고 고르지 않은 A씨 등이 출제 오류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각자에게 1500만원에서 59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이번 소송을 냈다.

본안 소송의 1심은 "행정소송 2심에서 문제의 출제 오류가 인정됐지만, 문제 출제 및 정답 결정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할 정도로 잘못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은 "부적절한 문제 출제 및 채점을 방지해 응시자가 잘못된 성적을 받지않도록 노력할 평가원이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출제위원 및 검토위원들은 출제 당시 이미 발표된 신뢰성 있는 국제기구의 통계자료를 이용해 교과서에 기술된 EU와 NAFTA의 총생산액 비교우열에 관한 교과서 내용이 수능 실시에도 유지되는지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가원과 국가가 공동으로 구제조치 중 추가합격된 42명에게는 1000만원씩을, 당락에 관련 없이 세계지리 성적 재산정만을 받은 52명에게는 200만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은 "문제 출제부터 응시생들에 대한 구제조치에 이르는 과정에서 이뤄진 평가원과 정부의 행위가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만큼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파기환송했다.

시험문항의 출제와 정답결정에 대한 오류가 사후적으로 정정됐는지, 응시자들에게 그에 따른 적절한 구제조치가 이뤄졌는지 등을 종합해 심리한 결과, 국가배상에 이를 정도로 정부의 사후 조치가 정당성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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