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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가 급등에도 하도급 49% 협의못해…42%는 상승분 미반영

원자재가 급등에도 하도급 49% 협의못해…42%는 상승분 미반영
© News1 DB

(세종=뉴스1) 서미선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최근의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하도급업체 절반 가까이가 납품단가 조정 협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응답도 42%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6일부터 한달간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하도급업체) 간 납품단가 조정실태를 긴급점검한 결과를 15일 밝혔다.

조사대상은 철강류·비철금속 등 최근 가격이 급등한 원자재를 주원료로 제품을 생산·납품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 및 전문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2만여곳으로, 설문엔 401개 업체가 참여했다.

하도급법은 원자재 등 공급원가가 상승하는 경우 하도급업체에 납품단가 조정을 요청할 권리를 보장하고, 원청엔 조정 조항의 계약서 명시 및 조정협의 개시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조사 결과 계약서에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조정조항이 있다는 응답은 62.1%에 그쳤다. 조항이 없거나, 조정불가 조항이 있는 경우는 각 21.4%, 11.5%로 10곳 중 4곳가량은 반영돼 있지 않았다.

이같은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하도급업체는 67.1%에 불과했다.

원자재 가격상승 때 관련 내용이 계약서에 없어도 법에 따라 하도급업체가 직접 조정을 요청하거나 조합을 통해 대행협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응답한 하도급업체도 각 54.6%, 76.6%로 절반을 웃돌았다.

공급원가 상승에 납품단가 조정을 신청해본 적이 있는 하도급업체는 전체의 39.7%에 그쳤다. 이 중 조합을 통한 대행협상 신청은 8.2%였다. 신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거래단절·경쟁사로 물량전환 우려(40.5%)가 가장 많았다.

하도급업체의 납품단가 조정 요청에 51.2%의 원청은 협의를 개시했으나, 협의개시를 않거나 협의를 거부한 경우 등도 48.8%에 달했다.

특히 조합을 통해 대행협상을 신청한 경우 원청의 협의개시 비율이 69.3%로 높았다.

응답자의 57.6%는 조정협의 등을 통해 원자재 가격상승분이 일부라도 납품단가에 반영됐다고 했으나, 42.4%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전부반영(6.2%)을 포함해 50% 이상은 12.2%, 10% 이상은 20.7%, 10% 미만은 24.7%였다.

특히 건설업종은 원자재 가격상승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51.2%로 높았다.

박세민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건설업종은 발주자가 계약금액을 증액해줘야 원청이 그걸 받아 증액해주고 이렇게 내려오는 구조인데, 발주자가 증액을 안 해주면 원청이 조정해주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전담대응팀을 신설, 13일부터 가동해 관련기관과 협업해 원자재 가격동향과 조정실태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즉시 시행한다. 팀은 팀장(서기관) 1명에 사무관 3명으로 꾸려졌다.

이달 말부터는 계약서 반영 및 협의개시 비율이 저조한 업종 사업자를 대상으로 관련단체와 연계해 주요 권역별 현장설명을 실시한다. 20일부터 구체적 조정협의 절차·방식이 담긴 가이드북도 배포한다.

이번 조사 결과 납품단가 조정실적이 우수한 업종의 원청은 추천을 받아 우수기업 선정 및 모범사례 발표회를 내달 개최한다.

또 7월부터 실시되는 하도급거래 서면 실태조사 결과 위법혐의가 있는 업체는 직권조사할 계획이다.


8월엔 납품단가 연동 내용을 담은 모범계약서를 제정·배포하고,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에 단가 조정실적을 반영해 자발적 단가조정도 유도한다.

조합 등이 더 쉽게 단가조정 대행협상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요건 및 절차 개선 방안도 마련 중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탄소중립정책 추진이 하도급거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원·수급사업자 간 상생협력 방안 등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